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한 가운데 미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애플의 협력 파트너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업체 폭스콘 같은 위치를 원하는 자동차 기업 명단이 많지 않을 거란 뜻이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데미안 플라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어떤 것도 공유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가 애플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생산 물량에 불과하다. 애플은 파트너가 아니라 계약 제조업체를 원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등 대형 회사들은 자체 전기차 개발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독일 메츨러 은행의 위르겐 피에프 애널리스트도 "대형 자동차 업체들은 애플에 문을 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은 "현대차그룹이나 혼다, 닛산, 스텔란티스, BMW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자동차 업체가 그나마 애플과 협력에 개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은 애플과 제휴함으로써 명성을 높이고 공장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애플과의 협력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차 제조 부문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산업은 신규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로 꼽힌다. 때문에 자동차 전문가들은 대체로 애플이 차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차를 만든 경험이 있는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아무리 애플이라도 연간 수백만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투자금, 전문지식, 인건비를 감당하기 쉽지 않아서다.
CNN은 "기술공유와 긴밀한 협력을 배제한 관계는 차 제조업체를 폭스콘과 비슷하게 만들 것"이라며 "(폭스콘은) 큰 재정적 보상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폭스콘의) 복사판이 되는 건 주요 자동차 업체가 피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날 각각 공시를 통해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며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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