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Highlight - part.2] 마이크로니들로 여드름 패치 이어 항염증제 개발 나선 에스스킨

입력 2021-02-10 09:17   수정 2021-07-11 10:37

<p> ≪이 기사는 02월 10일(09:17)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에스스킨은 이정건 대표가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을 통해 2017년 세운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이다. 이 대표는 2003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혈액 분석 등 바이오칩 연구에 매진해왔다. 의료용으로 쓰이던 마이크로니들이 피부미용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는
데 주목해 창업에 나섰다.

마이크로니들 시장은 코팅형 제품과 용해성 제품 으로 양분돼 있다. 코팅형은 마이크로니들 표면에 저온으로 약물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패치형 백신 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용해성은 고드름이 녹듯 약물을 담은 히알루론산이 피부 속에서 녹으 며 약물이 진피층으로 흡수되는 방식이다.

나노 다이아몬드 코팅 기술로 극세사 마이크로니들 제조

에스스킨은 몰드를 이용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개발·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을 만들기 위해선 지름이 수십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바늘 형태의 판형을 뜰 플레이트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붕어빵 모양이 빵틀에 달렸 듯 마이 크로니들 제조에선 어떤 플레이트를 쓰느냐에 따 라 마이크로니들의 외형이 결정된다. 마이크로니 들을 뾰족하게 만들수록 고통 등의 자극을 최소화 하면서 진피층에 마이크로니들이 들어가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뾰족하게 만들면 마이크로니들이 얇아져 부러지기 쉽다.

에스스킨은 마이크로니들 끝의 지름을 10㎛ 이하로 만들 수 있다. 경쟁사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의 판을 뜨는 플레이트에 나노미터(㎚) 크기에 불과한 다이아몬드를 코팅해 10㎛ 이하로도 마이크로니들을 만들 수 있게 했다. 다이아몬드를 균일한 두께로 정밀하게 코팅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하는 화학기상증착(CVD) 공정을 적용해 플레이트 표면의 거칠기, 경도, 강도를 설정했다. 이 나노 다이아몬드 코팅 구조체 플레이트 기술은 한국, 일본, 미국서 특허로 보호돼 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의 모양에도 신경을 썼다. 창살 모양으로 바늘을 만든 뒤 창살의 옆면을 잘라 더 뾰족하게 만들었다. 피부투과율은 96~99% 수준이다. 이정건 에스스킨 대표는 “삼각형, 피라미드형, 원뿔형으로 마이크로니들 모양을 만들면 바늘 앞부분만 피부 속으로 들어간다”며 “창살 형태로 만든 뒤 피부 장력으로 인한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이크로니들 옆면을 잘랐다”고 설명했다.

체온감응 기술 접목해 미용제품 출시

에스스킨은 마이크로니들의 온도에 따라 패치 색상이 바뀌는 기술도 적용했다. 31℃도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가면 분홍색이 금색으로 색상이 바뀔 수 있는 체온감응형 염료기술을 마이크로니들에 접목했다. 피부에 불균일하게 마이크로니들이 부착돼 있거나 피부 표면 온도가 낮은 경우엔 히알루론산의 흡수가 늦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색상 변화를 보고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더 균일하게 붙여주거나 부착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시간 정도 부착하면 제품 속 성분의 99%가량이 피부에 흡수된다.

이 회사는 ‘필인셀 올 딥 멀티 패치’라는 이름으로 눈가 주름 개선용 마이크로니들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올 3~4월 중엔 성인 여성 여드름 개선용 패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니들이 각질을 뚫어주면 각질 속에 있던 삼출물이 빠져나오면서 패치에 있는 하이드로콜로이드에 흡수된다. 각질 속을 파고든 마이크로니들은 녹으면서 소염 성분, 피지 제거 성분을 피부에 전달한다.

아직까지 피부미용 목적 마이크로니들 제품은 눈밑 주름, 팔자 주름, 여드름 등 국소 부위 대상으로 한정돼 있다. 마스크팩 등 얼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니들은 그 자체가 접착력이 있는 게 아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변부에 접착력이 있는 소재를 활용해 고정력을 높이고 있다.

세포투과성 펩타이드(CPP)로 항염제 개발

에스스킨은 세포투과성 펩타이드(CPP)와 마이크로니들을 접목해 의약품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히알루론산으로 겉면을 만든 마이크로니들 안에 항체 등 약물을 붙여 놓은 CPP를 넣는 방식이다. 현재 항염제 개발을 위해 CPP 물질 연구를 진행 중인 단계다.

이 대표는 “펩타이드를 이용한 화장품은 진피 도달률이 0.6%에 불과하지만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하면 진피 도달률이 90%까지 뛴다”며 “피하로 CPP를 보낼 수 있으면 혈관을 통해 운반된 CPP가 특정 표적에 특이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서 CPP와 천연활성물질을 결합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는 여드름 및 피부 트러블을 대상으로 한 패치의 출시와 CPP를 결합한 마이크로니들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 에스스킨의 마이크로니들
에스스킨은 마이크로니들 끝의 지름을 10㎛ 이하로 만들 수 있다. 통상 마이크로니들 개발사들이 내놓는 마이크로니들의 끝부분 지름은 30㎛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3분의 1 크기인 셈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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