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는 CAR-T 치료제 전문기업 큐로셀이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1분기 중엔 파이프라인의 첫 임상 1상 진입을, 4분기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상 1상의 결과를 기다리는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혈액암에 CAR-T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혈액암에 있어 CAR-T의 효능은 기존 항암제와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뛰어나다. 가령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킴리아의 객관적반응률 (ORR)은 83%, 완전관해(CR) 비율은 63%다. 또 다른 혈액암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DLBCL)을 적응증으로 하는 예스카타는 ORR이 72%, CR이 51%다. CAR-T 치료를 받으면 환자 2명 중 1명은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얘기다.
이처럼 킴리아와 예스카타 모두 효능이 우수 한 것은 틀림없지만 두 치료제의 효능 지표에는 각각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혈액암을 치료하는 데 있어 CAR-T가 최고의 치료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면역관문을 이용한 종양의 회피기전 때문에 암종에 따라 CAR-T의 효능이 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면역관문 수용체를 제거한 CAR-T를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종양의 회피기전을 무시하고 공격하는 새로운 CAR-T다.
면역관문수용체를 제거한 CAR-T
‘OVIS CAR-T’는 큐로셀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CAR-T 후보물질이다. ‘OVercome Immune Suppression’의 약자로 ‘면역관문을 극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김 대표는 “암세포는 PD-1을 비롯해 다양한 면역관문을 면역세포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사용한다”며 “CAR-T 또한 이 영향으로 효능이 저해돼 암세포의 방어기전을 뚫고 공격할 수 있는 CAR-T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큐로셀은 CAR-T 세포상의 PD-1과 TIGIT 면역관문수용체를 제거했다. PD-1은 면역 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 등으로 이미 잘 알려진 면역관문수용체다. TIGIT은 PD-1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으로 주목받는 또 다른 면역관문수용체다. OVIS CAR-T는 CAR 유전자를 옮기는 바이러스 벡터에 PD-1과 TIGIT 수용체를 만드는 유전자를 침묵(넉다운)시키는 유전자를 함께 넣는 방식으로 만든다. 바이러스 벡터가 옮기는 유전자의 양이 소폭 늘어날 뿐 CAR-T를 만드는 공정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큐로셀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2018년 출원했다. 김 대표는 “CAR-T 제작 공정에 변화가 거의 없어 경제성은 물론 수율에서도 기존 CAR-T와 거의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세계적으로 볼 때 PD-1 면역 관문수용체를 제거한 CAR-T를 만들려는 시도는 일부 있다”면서도 “PD-1과 TIGIT 면역관문수용체를 모두 제거한 방식은 큐로셀이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전임상에서 효능 입증
큐로셀이 PD-1과 TIGIT을 골라 T세포 표면에서 제거한 까닭은 이들 면역관문수용체가 CAR-T의 효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를 밝힌 연구결과는 학계에 수차례 보고됐다. 2016년 학술지 <블러드>에는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T세포에서 TIGIT과 PD-1 등의 면역관문수용체의 발현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2018년 <임상면역학저널>에는 TIGIT 과 PD-1이 발현된 T세포가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김 대표는 “유방암을 비롯해 교모세포종, 결장암 등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돼 PD-1과 TIGIT 수용체를 제거한 CAR-T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래 사진은 백혈병 질환 모델의 실험용 쥐 에게 시판 중인 A사의 CAR-T와 OVIS CAR-T를 투여했을 때의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마리 당 100만 개의 CAR-T 세포를 투여했을 때는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투여 후 7일째에 종양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절반인 50만 개의 CAR-T 세포를 투여했을 땐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OVIS CAR-T를 투여한 쥐는 14일 후 종양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A사의 CAR-T로는 종양이 사라지지 않았다. 김 대표는 “OVIS CAR-T의 임상 결과가 A사의 CAR-T 치료제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CAR-T의 효능 뛰어넘어야 세계 시장 진출 가능
큐로셀은 대전에 OVIS CAR-T를 대량생산 할 GMP 시설 부지를 계약한 상태다. 삼성서울병원 내에는 임상에 필요한 물량을 만들 수 있는 GMP 시설을 마련했다. 이곳은 연 100명의 환자까지 감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그는 “임상 2상을 마치고 희귀의 약품 지정 후 임상 3상을 진행하며 OVIS CAR-T가 이미 출시된 CAR-T 제품보다 더 효능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해외 시 장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 평가
유니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
by 박민식 스틱벤처스 부대표
연이은 대형 인수합병(M&A) 딜로 CAR-T 치료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졌다. 길리어드는 예스카타를 개발한 카이트 테라퓨틱스를 119억 달러에, 셀진은 주노테라퓨틱스를 9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M&A 딜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큐로셀은 올해 임상 진입을 통해 유니콘 기업에 들 것으로 기대된다.
설립일 2012년 6월
상장 여부 코스닥 상장 예정
주요 사업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2021년 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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