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굿즈 마케팅이 업계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놓는 굿즈마다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다이어리부터 돗자리, 가방, 키링, 카드지갑 등 품절 아이템이 많다. 증정용 프로모션 굿즈를 제외하고도 연 매출 1조8000억원 중 10%가 머그·텀블러 등 MD(식품을 제외한 상품)에서 발생한다. “스타벅스는 굿즈 마케팅 회사”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누가 이런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을까. 15명의 여성으로 이뤄진 스타벅스 마케팅팀을 9일 만났다.
스타벅스 바리스타 출신 파트장부터 경력직 마케팅 전문가까지 다양한 경력자들이 모여 매달 아이디어 회의를 연다. 이들은 주말이면 아파트 단지와 전국 여행지, 쇼핑몰, SNS 등을 탐험하며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코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세심하고 꼼꼼한 아이디어는 매번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8년 5월 피크닉용 매트 프로모션 때는 전국 스타벅스를 찾아 헤매는 ‘매트 원정대’까지 생겼다. 지난해 여름엔 ‘서머 레디백’ 소형 캐리어가 품절 대란을 빚었다. 이 가방을 구하기 위해 어느 손님은 음료 300잔을 시킨 뒤 버리고 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는 지점들을 잘 관찰하면 지금 우리 이웃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내 삶을 좀 더 나아지게 만드는 브랜드, 친구 같은 브랜드라고 여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이현미 브랜드전략파트장)
17잔의 음료를 마셨을 때 사은품 증정 자격을 주는 것도 이유가 있다.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 단골손님이 1주일에 평균 두 번 방문한다는 빅데이터가 근거가 됐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말부터 12월까지 2개월간 17번 정도 방문한다는 것을 고려했다.
스타벅스 마케팅팀 관계자들은 “늘 지금 하고 있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한다.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소비자들의 피드백에 상처받기도, 기뻐하기도 한다. 그러나 SNS 등에 오래전 프로모션한 굿즈 등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올라올 때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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