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집 복비 900만→550만원

입력 2021-02-09 17:41   수정 2021-02-10 01:46

정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작업에 들어간다. 매매와 전세 가격이 모두 급등하면서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분쟁이 잇따르자 개선에 나선 것이다. 10억원짜리 아파트 매매 중개수수료가 현행 최대 9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국민 의견과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안을 검토해 중개서비스 개선안을 오는 6~7월 확정하겠다고 9일 밝혔다.

권익위는 지난 8일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주택 중개보수와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국토부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에 권고했다. 이 권고안은 주택의 중개보수 요율체계 개선, 공인중개사의 법정 중개서비스 외 부가서비스 명문화 등을 담고 있다.

현행 중개수수료는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에 0.5%, 9억원 이상에 0.9% 이내 등을 적용한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네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1안은 6억원 이하를 0.5%로 통합하고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0.6%, 9억원 초과는 세부적으로 5단계로 나눈다. 금액이 커질수록 요율이 작아지도록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0.7% △12억원 초과~18억원 이하 0.4% △18억원 초과~24억원 이하 0.3% △24억원 초과~30억원 이하 0.2% △30억원 초과는 0.1%를 적용한다.

1안이 도입되면 10억원 아파트를 매매할 때 현재 최대 900만원인 중개수수료가 550만원으로 38.9% 줄어든다. 20억원이라면 현행 최대 1800만원에서 990만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한다.
집값 급등에 수수료도 '눈덩이'…민원 2년간 3370건
중개수수료 개편 논의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본격화했다. 치솟는 집값과 비례해 중개수수료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국민신문고엔 주택 중개수수료 관련 민원이 최근 2년간 3370건 접수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네 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1안은 현재 5단계인 거래금액 구간 표준을 7단계로 세분화하고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로 했다. 2안은 1안과 동일하게 구간별 누진방식 고정요율로 하되, 고가주택 거래구간에서는 협의를 통해 중개보수를 결정하는 방안이다. 3안은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단일요율제 또는 단일정액제를 적용하는 방안이고, 4안은 매매·임대 구분 없이 0.3~0.9% 범위 내에서 중개사가 의뢰인과 협의해 중개보수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중 권익위는 2안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고 소개했다. 선호도 조사에서 공인중개사 45.8%, 일반국민 37.1%가 지지했다는 것이다. 2안의 경우 매매는 6억원 이하에 0.5%, 6억원 초과~9억원 이하에 0.6%(60만원 공제),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에 0.7%(150만원 공제)다. 12억원 초과에 대해선 0.3~0.9%를 적용하고 690만원의 상·하한 범위 내에서 협의하도록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안은 협의 부분이 많아 공인중개사들이 선호한 것이고 1안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권익위는 중개사의 법정 중개서비스 외 부가서비스 제공 범위를 명문화하고, 별도 수수료 책정 근거 규정도 마련하도록 했다. 또 실제 거래계약까지 성사되지 못한 경우 중개사들이 소개·알선 등에 들어가는 수고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권익위는 주택 중개 거래 과정에서 분쟁 발생을 최소화하고 의뢰인을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임대인과 묵시적으로 계약갱신이 이뤄졌으나 임차인이 개인 사정으로 갱신계약 만료 전 이사를 가게 되는 경우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새로운 임대차 계약의 중개보수 일체를 전가하는 사례에 대한 민원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계약파기 원인 제공자가 중개보수를 모두 부담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최진석/강영연/전형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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