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중장년 취·창업 어떻게 바뀌나, 2021 중장년 취업 트렌드 보고서

입력 2021-02-11 15:32   수정 2021-02-11 15:32

[한경잡앤조이=조수빈 기자] 코로나19로 좁아진 취업문은 비단 청년층의 문제만은 아니다. 퇴직을 앞뒀거나 이미 퇴직한 후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5060 중장년 세대들에게도 코로나19는 변수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인생 제2 막을 준비하는데 막막함을 느끼는 중장년들이 필요한 조언을 모아봤다.



중장년 제2막 인생 지원하는 정부의 ‘전직지원 서비스’
정부에서도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중장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2019년 퇴직 이후 중장년층을 지원하는 전직지원 의무화(근로자 의사와 관계없이 비자발적으로 퇴직하거나 퇴직할 예정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그들이 원하는 재취업, 창업을 달성할 수 있게 지원하는 서비스)를 법제화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들은 50대 이상 직원을 퇴직시킬 때는 전직지원을 필수로 제공해야 한다.

전직지원은 직업뿐만 아니라 생애 전반 설계를 위해 중장년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회봉사, 귀농·귀촌, 창업 등 진로에 대한 컨설팅, 취업 알선, 교육 등을 지원한다. 현재는 직원 1000명 이상의 대기업만 전직지원 의무를 갖는다. 전직지원 의무화는 향후 500명 이상, 300명 이상 등 중소기업 수준에서도 충분한 전직지원을 이룰 수 있도록 확장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50플러스재단, 시니어벤처협회 등 다양한 유관기관에서 중장년을 위한 다양한 전직지원, 여가, 커뮤니티 활성화 등의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장년 취·창업 트렌드는?
전문가들이 말하는 중장년 취업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현재 중장년 취업은 정부나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전직지원, 취업알선 등에 의존하고 있다. 민간 업체의 경우 영세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지원 프로그램의 기획이나 운영의 부재로 실제 중장년층이 취업 상담, 컨설팅 등을 받고자 할 때 유의미한 지원을 받기 힘든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중장년 취업시장은 전직지원 프로그램 및 사업이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직지원 사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외부 기업들이 성장하게 되면 중장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직지원 상담을 가장 잘 진행할 수 있는 컨설턴트도 중장년층이다. 관련 산업에 대한 당사자이자 전문가로서 전직지원 시장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역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디지털 트렌드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내려놔야 할 것은 자신의 경력, 전문성에서 오는 권위라고 답한다. 모든 중장년층이 새로운 산업 군에서 출발해야 하는 시기다. 특정 분야의 완전한 전문가가 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먼저 학습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장
이력
서울고용노동청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 (2018-2020)
노사발전재단 장년고용협의체 운영위원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장년 인턴십 자문위원 경험

다음은 약 20년간 몇몇 회사에서 전자제품 영업사원으로 근무한 경력 등을 살려 지금은 중장년 전직지원 전문가로 활동중인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장과의 인터뷰.

코로나19 이후 중장년층의 취·창업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었나
“식당으로 비유를 해보자. 코로나19 이전에는 중년을 우대하는 식당이 있었다. 코로나19에는 중년 우대는커녕 식당이 아예 문을 닫아버린 것이다. 중장년 인력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경험’, ‘연륜’만을 가지고 취업을 하기에는 어려워졌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 취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사항이 됐다.”

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년층이 꼭 배워야 할 것들을 꼽는다면
“코로나19로 직업 환경은 많이 바뀐 상태다. 중장년 고경력자의 의미가 퇴색했다. 중장년층 역시 코로나19 이후 직업 환경에서는 신입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업무가 디지털화되면서 IT기기 활용 능력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려는 태도도 중요하다. 권위와 경험의 장점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중요하지 않을까.”

중장년 관련 정책도 많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실제로 전직지원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전직지원을 진행하는 외부 전문기관 내부의 역량이 영향을 많이 끼친다. 정부에서 법제화한 ‘전직지원 교육 의무화’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기관 내부의 프로그램 운영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청년창업이 가능한 연령은 대부분 만 34~39세다. 사실상 40대에 대한 지원은 사각지대라는 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취·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조언을 해달라
“퇴직, 실직, 재취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어난 변화들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지자체 일자리센터 등 재도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이 있다. 이런 기관과 함께 자신을 탐색하고,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전에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집착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지니는 것도 중요하다.”

subin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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