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승용점유율 상승세, 70% 육박
-자동차, 개인항공체, 로보틱스 제조 및 서비스로 장기 성장 대비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국내 승용 시장 점유율은 67.3%에 달했다. 이는 2019년의 67.2%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8년의 65.1%와 비교하면 높은 기록이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승용차 판매는 코로나19 위기에도 166만대로 2019년의 153만대와 비교해 7.3% 증가했다. 그러니 숫자로 보면 166만대 가운데 111만7,000대가 현대기아 제품인 만큼 두 기업이 한국 자동차 시장을 독점적으로 지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대를 기준으로 하면 현대차가 37대, 기아차가 30대를 판매하고 나머지 33대를 놓고 20개가 넘는 국내 및 수입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형국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양사의 점유율은 더 올랐다. 1월 판매를 집계한 결과 승용 점유율이 69.7%에 도달해 100대 가운데 70대를 차지했다. 이는 현대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판매 가능한 숫자가 30대로 줄었음을 의미한다. 반면 수입차는 오히려 점유율이 소폭 올라 18.5%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봐도 17.2%로 전년 대비 1.2%P 늘었다. 쉽게 보면 수입차는 현대기아를 공략하고 현대기아는 수입차를 막으며 동시에 나머지 3사 시장의 점유율을 빼앗아 온다는 의미다. 결국 현대기아차와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 확대는 곧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지엠의 점유율 하락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지 오래다.
수출에서도 양사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로 내보낸 완성차 188만대 가운데 155만대를 현대기아차가 생산했다. 굳이 구분하자면 현대차가 83만대, 기아차는 72만대를 수출했는데 비중으로 보면 82.5%에 이른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와 SUV의 수출이 늘어 수출금액이 증가한 점은 국가 입장에서도 고무적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 1만대당 금액은 1.8억불에서 2.0억불로 10.4% 증가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차=현대기아차'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양사의 지배력이 막강해진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제품력을 손꼽는다. 한때는 국내 소비자의 애국심(?)을 내세우는 설명도 있었지만 지금 시대에 개인의 애국심이 자동차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설령 있다 해도 이는 특정 국가에 대한 것일 뿐 현대기아차가 한국차여서 구입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서비스 인프라와 여러 제품 종류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구입 가치가 있고 기업 스스로 시장에 대처하는 속도를 높인 결과가 독점적 지배력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나가는 현대기아도 걱정이 많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란 보장이 없어서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인구 감소가 시작돼 미래 소비층의 숫자가 줄어드는 중이고 중국은 토종기업의 성장이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한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기업체질을 바꾸고 관련 제품을 속속 내놓는 흐름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일시적으로 자동차 구매를 늘릴 뿐 지속성은 없다.
그래서 미래 비전으로 제시한 것이 제조와 모든 공간 이동의 점령이다. 자동차 제조 비중을 50%로 설정하고 30%는 PAV를 만들어 하늘 이동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며, 20%는 로보틱스 부문으로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이 경우 제조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쉽게 보면 자동차를 만들어 팔되 직접 이동이 필요한 사람 또는 물건을 옮겨주는 여객 및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때 공간 특성에 따라 하늘과 물 위를 오가는 이동 수단을 만들어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능이 들어간 로봇은 산업 및 가정용에 활용하되 이동 수단에도 넣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모든 수단이 이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는 수소를 삼겠다는 게 목표인데 한 마디로 '에너지-이동 수단-이동 서비스'를 가치사슬로 보고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특히 이동 서비스 부문은 현대기아차도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해당 부문은 오랜 시간 여객 및 물류 사업자의 별도 영역으로 인식돼 온 탓이다. 또한 이동 서비스는 흔히 '영업용'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존 에너지 및 거대 IT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그럼에도 이동 수단의 직접 제조를 앞세우면 시장 지배는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동 목적에 맞는 기능별 이동 수단을 만들어 이동 서비스를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어서다. 어차피 미래에 자동차 구매가 줄어든다면 운행에 뛰어들어 서비스 수익을 만들겠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지금과 같은 막강한 제조 능력은 필요 조건이고 그럴수록 존재감은 더욱 높아지겠지만 도전은 만만치 않다.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지금부터다. 앞으로 펼쳐질 전략 방향과 속도가 미래 생존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덩치를 고려할 때 현대기아차의 미래가 국가에 미칠 영향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오아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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