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 설날. 코로나 시대의 연휴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귀성을 자제하고 '집콕'을 택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에선 시청자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다양한 장르의 신작 영화들을 편성했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개봉된 신작 영화들도 있으니, 1년째 극장 근처에도 가지 못한 이들이라면 주목.
연휴 둘째날, 12일 : 충무로 '믿보배' 총출동
연휴 둘째날인 12일에는 코미디와 이병헌으로 나뉜다. 밤 10시 25분 KBS는 이성민, 김서형 주연의 코미디 '미스터 주:사라진 VIP'를 편성했다.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tvN과 MBN은 이병헌의 대표작으로 저녁시간을 꾸렸다. 밤 9시 10분 tvN에선 '백두산'이 방영된다. 하정우, 마동석, 수진 등이 이병헌과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한반도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형 블록버스터다.
9시 50분 MBN에서 제41회 청룡영화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남산의 부장들'이 방영된다. 이 작품은 근현대사 정치를 다뤘지만 이를 심리 느와르적으로 풀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렸다.
권상우표 액션 코미디 '히트맨'은 밤 10시 15분 SBS에서 전파를 탄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장르로 권상우의 고난도 액션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지난해 7월 개봉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도 JTBC에서 밤 11시 방송된다.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대통령에 정우성, 호위총국장에 곽도원, 북 위원장에 유연석이 열연을 펼쳤다.
◆ 연휴 셋째날, 13일 : 입맛 따라 골라보는 장르물
안방극장이 '에오!'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SBS는 밤 8시 40분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실화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한다. 전설의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와 퀸의 독창적인 음악, 화려한 무대는 안방 1열로 모이게 한다.
이어 밤 8시 50분 MBC에서는 조선판 '테이큰' 장혁의 '검객'이 방영된다. 이 영화는 광해군 폐위 후, 세상을 등진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들게 되면서 시작되는 리얼 추격 액션장르다. 복수를 다짐하며 통쾌한 액션을 선보여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카타르시스로 바꿔줄 것이다.
'믿고 보는 배우' 곽도원의 영화 '국제수사'도 안방 1열을 찾는다.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극으이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의 몸을 아끼지 않은 열연부터 유쾌한 시너지, 쫓고 쫓기는 통쾌한 수사 액션, 필리핀 로케이션까지 다채로운 볼거리가 백미다. 밤 9시 MBN 방송.
JTBC는 '부산행'을 잇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를 밤 10시 30분 편성했다.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첫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영화로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렸다.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강동원의 비주얼과 이정현, 이레의 카체이싱이 관전포인트.
연휴 넷째날, 14일 : 코로나 블루 날려버려
지난달 개봉한 영화 '큰엄마의 미친봉고'는 초단기로 설 특선 영화로 편성됐다. KT는 시즌과 SBS콘텐츠허브가 공동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로 SBS에서 오전 10시 50분 방송될 예정이다. 큰엄마의 미친봉고는 명절 당일 뒤집개 대신 봉고차 열쇠를 집어든 큰 며느리가 남편 몰래 며느리들을 하나, 둘 차에 태워 탈출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로드무비다.
마동석표 액션형사물 '범죄도시'도 TV조선에서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범죄도시'는 하얼빈에서 넘어와 범죄 조직의 경계를 넘어 일반 시민들을 위협하며 도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왕건이파와 흑사파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괴물형사 마석도에 마동석이,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 장첸에 윤계상이 대립각을 세우는 흥미 진진한 영화다.
EBS는 밤 10시 35분 K 좀비의 원조 '부산행'을 선보인다. 전대미문의 재난이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재난 블록버스터다. 배우 마동석, 공유, 정유미 등이 출연해 오락과 사회성까지 겸비한 인기작이다.
연휴의 마무리는 임순례 감독의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다. 일본의 동명 만화 원작으로 시험, 연애, 취업까지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스스로 키운 작물들로 직접 제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정서적으로 교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작품이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청량 매력의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가 열연을 펼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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