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소득기준이 완화돼 연봉 1억원이 넘는 맞벌이 부부도 특공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는 거주 의무 기간이 최대 5년까지 발생해 바로 전·월세를 놓을 수 없다. 청약 신청 때 자금 계획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향후 공공 정비사업에서 공공분양되는 아파트에서 일반공급과 추첨제가 늘어나는 등 청약 제도 전반에 변화가 생긴다.
국토교통부는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의 소득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및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지난 2일부터 공포·시행하고 있다. 소득이 많은 맞벌이 신혼부부에게도 특공 청약 기회를 주기 위한 취지다. 2일부터 입주자 모집 신청을 하는 아파트부터 적용된다.
신혼부부 특공은 결혼한 지 7년이 넘지 않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기존에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공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맞벌이 120%)에 물량의 75%를 우선 공급해 왔다. 3인 이하 가구 기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는 세전으로 약 555만원, 120%는 722만원 정도다. 나머지 25%는 일반공급으로 월 소득 120%(맞벌이 130%)까지 기회를 주고, 분양가 6억원 이상인 주택에 한해 생애최초 청약인 경우 상한선을 130%(맞벌이 140%)까지 올려줬다. 즉 부부 월 세전소득 777만원(140%)이 넘으면 신혼부부 특공이 원천 불가했던 셈이다.
분양가 대비 소득기준이 너무 낮아 직업이 없는 ‘금수저’들을 위한 특공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소득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공급 물량 비중을 70%로 줄이고 일반공급을 30%로 늘렸다. 일반공급 소득기준은 분양가와 관계없이 월 소득 140%(맞벌이 160%)로 올렸다. 3인 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가 약 888만원이기 때문에 자녀 한 명이 딸린 맞벌이 부부는 연봉 1억656만원까지 민간분양 신혼부부 특공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우선공급의 소득기준은 그대로다.
공공분양 소득기준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우선·일반공급 구분 없이 모두 소득 100%(120%) 이하를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물량 70%는 우선공급으로, 30%는 일반공급으로 나눠 일반공급 소득기준을 높였다. 일반공급은 소득기준 130%(맞벌이 140%)까지 공공분양 신혼부부 특공 대상이 된다. 혼인을 했거나 자녀가 있고 과거 주택 소유 이력이 없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생애최초 특공도 소득기준이 완화됐다. 개정안에 따라 공공분양과 민간분양 각각 우선공급(70%)·일반공급(30%)이 구분되고 일반공급에 대해선 공공분양 130%, 민간분양 160%까지 소득기준이 완화됐다.
거주 의무 기간을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분양받은 아파트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분양가로 매도해야 한다. 예외를 허용하는 요건은 △근무·생업·학업·질병 치료를 위해 해외 체류 또는 다른 주택 건설지역에 거주 △혼인 또는 이혼으로 배우자의 거주 △주택을 특별공급받은 군인으로 인사 발령에 따라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등이다. 분양권 불법 전매 처벌도 강화된다. 불법 전매가 적발되면 향후 10년간 청약 자격이 제한된다.
전용 85㎡ 이하 공공분양에 대한 추첨제도 새로 생긴다. 지금은 전용 85㎡ 이하 주택의 공공분양 일반공급은 100% 순차제를 적용하고 있다. 청약저축 납입액이 많은 순으로 당첨을 가르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이 중 30%를 저축 총액과 관계없이 무작위 추첨제로 분양한다. 다만 새로운 공공분양 방식은 3기 신도시 등 기존에 발표한 공공분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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