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YTN·TBS의뢰로 10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가상 양자 대결에서 38.9%의 지지율로 안 대표(36.3%)를 앞섰다. 지지율 차이(2.6%포인트)는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내였다.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박 전 장관이 야권 통합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인 건 처음이다. 조사는 지난 7~8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6명에게 실시했다.
박 전 장관은 국민의힘 측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도 우세를 나타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의 맞대결에선 39.7%의 지지율로 나 전 의원(34.0%)을 5.7%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맞대결에선 지지율 격차(10.9%포인트)가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하지만 박 전 장관 측의 우세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많다. 여론조사업체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조사한 양자 대결에선 안 대표가 45.2%의 지지율로 35.3%에 그친 박 전 장관을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눌렀다. 지난주 발표된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안 대표(46%)의 지지율은 박 전 장관(39.2%)보다 높았다.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은 “일부 예외적인 결과를 제외하면 여야 통합 후보 양자 대결에서 유일하게 안철수 후보만 여권 후보들을 누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에선 박 전 장관의 지지율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엠브레인퍼블릭, 리얼미터, 한국리서치 등 3개 여론조사업체가 각각 진행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박 전 장관은 모두 1위에 올랐다. 지지율은 23~26%로 공식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지난해 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 같은 기간 30% 안팎의 지지율로 1위였던 안 대표 지지율은 20% 안팎으로 떨어졌다. 국민의힘 후보 중에선 지난달 출마 선언을 한 나 전 의원 지지율이 작년 말 10% 안팎에서 최근 15% 안팎까지 상승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후보가 더 많아 표가 분산된 결과”라면서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여권 조직 등 변수를 고려하면 야권에 힘겨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전 장관 캠프 측은 “아직 우세를 말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민 곁으로 겸허하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 소통하고 공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좌동욱/김소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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