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선수 이다영, 이재영 자매가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고 공개사과한 가운데 두 선수와 관련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자녀가 전주 근영중학교 배구팀에서 두 선수와 함께 운동을 했다고 주장한 A씨는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그 당시에는 학부모님들은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며 "아이들이 돈을 뺏기는지도, 힘들게 괴롭힘을 당하는지도 부모로서 전혀 몰랐다"고 울분을 토했다.
'칼로 인한 큰일'은 두 선수가 칼을 들고 동료 선수들을 위협했던 사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며 "객관적으로 외부 관계자, 타 학부모님 관람석을 지날 때 우연치 않게, 여러 번 듣던 소리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소리였다"고 회상했다.
A씨가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두 선수 어머니)OOO씨가 자기 딸에게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 '언니한테 공 올려라, 어떻게 해라'라는 코치를 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는 지금 방관자 아니냐.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은 피해자들에게 진실된 사과를 할 마음도 없어 보이니 그에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13일)에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누리꾼은 자신이 중학교 시절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그 둘을 만나게 됐는데 그때부터 저의 불행이 시작인 걸 알게 됐다"며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장난도 지나치게 심하고 자기 기분대로만 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은 "우선적으로 제일 기본인 빨래,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동료나 후배 할 것 없이 시키기 마련이었다"면서 "틈만 나면 본인들 기분 때문에 (사람을)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고 주장했다.
또 "그 둘은 잘못을 했을 때 부모님께 말을 해 결국엔 단체로 혼나는 날도 잦았다. 결국에 저는 더 이상 이곳에서 같이 생활을 할 수 없어 1년 반 만에 도망갔다. 저는 단지 배구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운동시간을 빼앗기면서 누군가의 옆자리를 서포트하려고 배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누리꾼은 두 자매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이 '두 사람의 심신이 안정된 후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것"이라면서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 받았던 상처 하나도 안 없어진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 사람에 대한 폭로글이 게재되면서 시작됐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내서 쓴다"면서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1가지에 달하는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A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했다.
또 이다영이 SNS에 선배 김연경을 저격하며 올린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싶다"는 글을 언급하며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본인도 하나의 사건 가해자면서,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다른 학교로 가버렸으면서 저런 글을 올렸다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나면서 황당하다"고 했다.
이다영과 이재영은 중학교 선수시절 동료에게 가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10일 SNS에 공식사과문을 게재한 뒤 소속팀을 이탈한 상황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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