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땐 적성검사, 졸업 전 맞춤형 특별반…취업률 80% 비결이죠"

입력 2021-02-14 17:05   수정 2021-02-15 00:26

“입학부터 적성검사를 통해 적성에 맞는 직종을 발굴하고, 취업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포철반·삼성반·LG화학반 등 기업별 맞춤형 특별반도 운영합니다.”

홍순직 전주비전대 총장(사진)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의 모든 자원을 학생 취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80%에 육박하는 졸업생 취업률 비결을 이같이 소개했다. 전주비전대의 취업률(2019년 기준)은 78.2%로 전문대(나군) 가운데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올해 취업률 목표는 85%로 높여 잡았다.

전주비전대는 매년 총장과 지도교수가 직접 학생이 취업한 업체를 방문해 1억원 적금 통장을 전달하는 행사를 연다. 학교 측이 상징적으로 1만원을 넣어 학생 이름으로 개설한 통장이다. 홍 총장은 “월급을 받으면 3분의 1은 생활비로, 3분의 1은 부모님께, 나머지는 저축할 수 있도록 1억원 적금 통장을 개설해 준다”며 “취업하더라도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중간에 퇴사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만큼 인내심을 갖고 장기 근속하라는 동기 부여 차원에서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학생들의 퇴사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홍 총장의 설명이다. 홍 총장의 전용 차량은 7인승 승합차다. 그는 지도교수와 학생을 태우고 전국의 기업, 병원, 미용업체 등의 면접장을 찾아다닌다.

그는 “취업한 졸업생을 위한 사후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장이 직접 학생이 취업한 업체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사후관리를 한다고 귀띔했다. 방학기간 교수는 학생이 취업한 업체를 방문해 졸업생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 목소리를 취업교육 프로그램에도 반영하고 있다.

홍 총장은 보건계열, 기계과 등은 취업률이 높지만 사회계열 학과나 4차 산업혁명 관련 학과들은 여전히 취업률이 낮아 전공 분야마다 취업률 양극화가 심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홍 총장은 “정보기술(IT) 융합학과가 유망 학과라고 하지만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자율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는 주로 박사급 인력 수요가 많다”며 “전문대 졸업생의 고용 수요가 많은 곳은 여전히 제조업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홍 총장도 다른 지방대학처럼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는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되고 있고, 학령인구 감소 추세로 대학이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선 전주나 전북을 비롯해 서울, 수도권, 중부권으로 신입생 유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기준으로 전주비전대의 장학금 지급률은 61.2%에 이른다. 홍 총장은 “등록금 수입은 교육을 위해서만 지출한다”며 “1학과 1프로젝트를 통해 대학 경영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전주비전대 재학생 중 전북 이외 지역 출신 학생은 최근 3년간 2018학년도 199명, 2019학년도 215명, 2020학년도 245명 등으로 늘고 있다. 홍 총장은 “정원 외 산업체 위탁반, 전공심화과정(4년제 학사학위과정), 일학습 병행제, 계약학과 등의 운영이 대학 재정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미얀마, 캄보디아 등 해외 유학생 유치와 미국, 일본 등의 해외 취업시장 공략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신입생 유치, 취업 환경이 좋지 않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올해는 취업률 85%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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