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쌓은 호감을 이용해 금품을 뜯어내는 범죄인 로맨스 스캠(로맨스 피싱) 피해액이 지난해 미국에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로맨스 스캠 범죄가 활개를 치게 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자료를 인용,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로맨스 스캠 피해액수가 3억400만달러(약 3350억원)였다고 보도했다. 전년보다 51% 급증한 액수로 사상 최대다. 피해자들이 지난해 신고한 로맨스 스캠 건수는 3만2792건으로 전년(2만5113건)보다 31% 늘었다. 2016년 1만1235건이었던 로맨스 스캠 신고건수는 4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로맨스 스캠 범죄의 급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은 코로나19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나 데이트 앱 등을 통한 접촉에 익숙해졌다. 또한 로맨스 스캠 범죄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코로나19로 격리중이다” 같은 핑계거리를 대며 피해자와의 실제 만남을 미룰 수 있게 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전자상거래 및 전자결제에 익숙해진 점도 로맨스 스캠 피해 증가에 영향을 줬다. 범죄자가 요구하는 대로 송금이나 결제 등을 과거보다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웨스턴유니언, 머니그램 등 미국의 금융기업들은 로맨스 스캠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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