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Lab은 한양대 사범대학 응용미술교육과 교수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양한 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한 미술과 디자인 교육의 콘텐츠를 개발, 실행하며 그 결과를 공유·확산하는 활동 등을 50여년간 이어가고 있다.
저소득층 미술 영재를 대상으로 한 'HEAD START!'
한양대 HEAD Lab은 서울시와 협업해 2018년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으나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지속적인 미술교육을 받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미술 영재 'HEAD Start!'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저소득층의 학생들에게 미술에 관한 관심과 적성을 확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김선아(50) 한양대 응용미술교육과 교수는 "해당 사업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라도 내면의 창조성을 발현하고 사회적 소통에 참여하면서 예술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프로그램은 미술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킬 수 있는 전시회 관람부터 오프라인 수업들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해당 프로그램은 시행 후 첫 전면 온라인 실행을 시작했다. 첫 온라인 수업에서는 온라인 수업 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이 많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여러 멘토와 교육 강사들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프로그램은 성황리에 마치게 됐다. 언택트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향후 본 프로그램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실험의 또 다른 방향이 되기도 했다.
이번에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수업이 전환되며 HEAD Lab은 모듈별로 필요한 미술 재료를 artist box로 구성해 미리 학생들의 집으로 배송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주제에 적합한 표현 재료를 선택해 주도적으로 작품을 제작하고자 이러한 지원을 시행한 것이다.
프로그램 중에는 조형, 디자인, 융복합 프로젝트로 구성된 모듈을 위해 각 영역의 전문가가 교육 강사로 참여해 3~4주의 수업을 진행한다. 멘토들은 전체 25~30주 정도의 기간 동안 5명의 학생을 전담해 학습 과정을 지원한다. 이번 프로그램부터는 응용미술교육과 재학생들이 직접 멘토로 참여해 학생들의 공감도를 높였다.
'갤러리 in 갤러리'는 2020 서울시-한양대 미술 영재 교육지원 사업에 참여한 100명의 미술 영재 학생들의 대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다. 해당 전시회는 1월 12일부터 24일까지 총 12일에 걸쳐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초·중등부 학생들은 별도의 실기 지도를 받지 않았음에도 미술에 대한 높은 관심과 능력을 갖춘 미래의 작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전시를 통해 공간과 실제가 주는 힘을 느끼며 작품마다 담고 있는 가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발달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Jump aHEAD!'
HEAD Lab에서는 발달장애 청소년 대상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Jump aHEAD'는 만 9세~24세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교육 기회의 확대와 잠재력 개발을 위해 2019년부터 실행됐다. 미술을 디딤돌 삼아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각자의 꿈을 향해 날아오르도록 하라는 뜻을 가진 이 프로그램은 개별 학생들의 행동적, 발달적, 정서적 특성을 고려해 지원한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미적 감수성과 시각적 소통 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전시회를 준비하며 멘토들에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나는 태양에게 다시 인사하겠다'라는 온라인 전시회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서울시 장애 청소년 미술교육 지원사업 장학생 60명을 대상으로 무관중 전시로 진행됐다.
총 2년간 교육사업을 진행하며 온라인으로 전시회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전시회의 특성상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3D 쇼케이스', '온라인 롤플레잉' 방식 등을 활용하기도 했다. 3D 쇼케이스 전시에서는 학생들이 제작한 1000여 점의 작품을 한양대 박물관에 그대로 옮겨 실제 전시장 분위기를 재현했다.
온라인 롤플레잉 전시는 특별히 전시회를 위해 제작된 가상공간에서 진행됐다. 이 전시는 같은 시간에 접속한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실시간으로 채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감수성 사이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대안적 광장이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 사회의 미래 세대이자 예비작가인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지난해 6개월 동안 온라인으로 참여한 미술교육 활동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Head Lab 목표에 대해 김교수는 "본 센터에서는 미술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청소년에게 양질의 미술교육을 실행함으로써 자아실현을 위한 의미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며 "개별화 학습과 블렌디드 미술교육으로 다양성에 기반한 민주적 사회 실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예술(음악, 미술)에 재능이 있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음악 영재와 미술 영재 각 100명씩 건국대와 한양대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202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subin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