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I코리아의 공기정화기는 초당 30조 개의 이온 전자를 발생시킨다. 이 전자가 공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와 순간적으로 결합한다. 이같이 결합된 바이러스가 제품 내 3차원 고밀도 전기장으로 유입돼 살균되는 원리다.
신상용 FHI코리아 대표(사진)는 “전기장에서 전자 이동을 가속화하는 기술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아이디어를 상용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시험 결과 약 60㎥ 크기 방에서 공기정화기를 30분간 테스트한 결과 전체 부유 바이러스의 75.9%가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제품 디자인 등을 보완해 올 6~7월께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그는 “미국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FHI코리아는 이 제품 외에 UV-C 입체 살균기(상품명 헥스레이)도 개발했다. 병원 등 다중시설을 소독할 때 쓰는 제품이다. 살균기에서 태양광의 약 3000배에 달하는 초강력 자외선(UV)을 만들어 세균, 박테리아, 바이러스의 DNA 구조를 파괴한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일부 대학병원에서 쓰이고 있다.
신 대표는 2007년 FHI코리아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유통업을 하던 그는 귀국 후 박영우 연세대 원주의대 물리학 명예교수를 만나 의기투합하면서 의료기기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명예교수는 이 회사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살균기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기존 살균기는 대형 병원 등에 판매돼 수요가 제한됐지만, 신제품은 기존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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