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최근 들어 국회 등을 중심으로 연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의원들을 만나면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안다”며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윤 원장 연임설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2018년 5월 8일 취임해 3년 임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는 참여연대 출신인 전임 김기식 원장이 정책 업무를 보좌하는 비서와 함께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지적을 받고 15일 만에 퇴진하면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윤 원장은 취임 이후 10년 이상 잠재됐던 키코(KIKO·외환 파생상품) 분쟁을 다시 수면으로 끌어올려 은행권의 배상을 유도했고 금융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부활시키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이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금감원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라임 사태와 관련해 책임 소재가 뚜렷하지 않은 금융지주 회장까지 징계하겠다고 나선 것을 연임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금감원장 가운데 연임한 사례는 아직 없다. 13명의 금감원장 중 임기를 모두 채운 사람도 2명에 불과하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2004년 8월·금융감독위원장 겸임)과 김종창 전 원장(2008년 3월)이다.
금융권에서는 윤 원장이 금융회사들로부터 시장의 생리를 너무 무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소관부처인 금융위와 인사 문제 등을 놓고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이 연임 의지를 드러낸 적이 없다”며 “임기가 끝나면 그것으로 금감원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금감원을 떠날 경우 후임으로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정은보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최운열 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3년 전 윤 원장과 함께 금감원장 후보군에 올랐던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거론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