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까지 팔려나간 中 가짜 백신 "식염수 대신 물로 채워"

입력 2021-02-16 11:21   수정 2021-02-16 11:25

중국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짜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원료인 식염수가 부족해지자 생수를 넣어서 제조한 사례까지 적발됐다.

16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검찰원은 10일까지 가짜 백신 제조·판매 및 불법 접종 등 코로나19 백신 관련 범죄 21건을 적발하고 용의자 7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최고검찰원에 따르면 쿵 모씨 등 2명은 지난해 8월 가짜 백신을 팔아 폭리를 취하려는 마음을 먹었고, 인터넷을 뒤져 실제 백신 포장을 모방해 제작을 의뢰했다. 또 호텔 방 등에서 식염수를 이용해 가짜 백신을 만들었다.

쿵씨 등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친척과 친구 등 3명을 더 동원했고, 가짜 주사약으로 쓸 식염수가 부족해지자 생수를 대신 넣기도 했다. 쿵씨는 이렇게 만든 가짜 백신을 "(백신업체) 내부 채널을 통해 확보한 정품"이라고 속여 팔아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검거되기까지 가짜 백신 5만8000회 접종분을 팔아 1800만위안(약 30억9000만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또 다른 용의자는 쿵씨로 부터 가짜 백신 2000회분을 104만위안(1억7000만원)에 산 뒤 이를 132만위안(2억2000만원)에 되팔기도 했다. 이 중 600회분은 홍콩을 거쳐 해외로 밀수됐는데, 당국은 밀수된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최고검찰원은 이 사건 외에도 시골 의사를 동원해 차량이나 자택에서 가짜 백신을 접종해주거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을 통해 불법 백신 접종 고객을 모집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4일 기준 전 세계에 최소 4600만개의 백신과 백신 활성 성분을 수출했으며 앞으로 수억개의 백신을 더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은 중국제 백신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한 중국은 자국에서 개발한 백신 1000만회분을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퍼실리티에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중국 내 접종률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 당국은 지난 9일 기준 중국내 백신 공급량은 4052만회분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의 백신 추적기에 따르면 이는 중국 인구 100명당 약 3명만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이는 이 부분 1위를 차지한 이스라엘(인구 100명당 70명이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미국(100명당 15명 접종)보다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SCMP는 중국이 국내 백신 접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백신 접종에 대한 사람들의 망설임, 공급제한, 중국산 백신의 저효능을 들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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