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가 연간 매출액 4000억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근무가 일상화되고, 지난해부터 그룹이 추진해온 인수합병(M&A)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수치가 크게 뛰었다.
한컴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4013억 원, 영업이익 682억 원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성장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한컴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1000억 원 규모의 매출 성장을 거듭하며 3년 연속 연매출액의 앞자리가 바뀌어왔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05.4% 증가한 682억 원을 달성하며 최대치를 보였다.
지난해 실적엔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 추세가 영향을 미쳤다. 고객사들의 비대면 근무가 계속되며 자사 서비스들의 신규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컴오피스’등 주력 오피스용 소프트웨어(SW)제품의 B2B·B2C 고객층 확대가 실질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비대면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한컴스페이스’의 사용자도 늘었다. 개별 기준 한컴의 매출 성장률은 최근 3년 내 가장 높은 8.9%를 기록했다.
꾸준히 갖춰온 자회사들의 진용도 힘을 발휘했다. 현재 한컴그룹은 한컴위드, 한컴라이프케어, 한컴MDS등 주요 계열사 약 15개를 보유하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의 M&A를 진행하며 몸집을 키웠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의 거래가 이어졌다. 3월 마스크 제조기업 한컴헬스케어(옛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하고, 6월에는 한컴금거래소(옛 선학골드유)를 인수했다. 지난해 9월에는 한컴인스페이스(옛 인스페이스)를 인수하며 우주·드론 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들 계열사들이 성과는 작년부터 본격 반영되는 추세다. 한컴헬스케어의 모회사 한컴라이프케어는 방역마스크와 생활안전 제품 공급을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151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28.6% 성장한 수치다. 융합 솔루션 계열사 한컴MDS는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컴MDS로부터 물적분할한 한컴인텔리전스는 사물인터넷(IoT)플랫폼 ‘NeoIDM(네오아이디엠)’의 일본 수출을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올해 한컴은 클라우드 및 신규 SW서비스 분야에 주력한다. 국내 B2B 시장에서 KT·네이버·NHN 등 기업들과 체결한 클라우드 관련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을 강화해 올해 1분기 업무 협업 플랫폼 ‘한컴웍스’를 출시한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통해 재난안전 및 생활안전 분야에 IT기술을 접목하는 시도 역시 이어갈 예정이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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