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가 16일 항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허위 공시했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에이치엘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통보받은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했다는 언론 보도에 입장을 밝힌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문제삼은 문서는 신약허가 신청 전 사전미팅(pre-NDA) 회의록이다. 회의록에 '실패(fail)'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부정적인 평가지만 에이치엘비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사진)는 "pre-NDA의 과정 중 서류심사 의견에 ‘실패(fail)’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신약 승인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회사가 꾸준히 공개해온 내용"이라고 말했다.
진 대표에 따르면 FDA는 pre-NDA에서 "1차 유효성 지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신약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숨기지 않고 발표해왔다는 입장이다.
그는 "2019년 6월 리보세라닙 3상 데이터 중 전체 생존기관(OS)와 무진행생존기간(PFS) 자료만이 나온 상황에서 유튜브를 통해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며 "당시 1차 유효성지표인 OS에서 통계적 유의미성을 밝히지 못했으니 신약 허가가 지연되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2019년 8월에 신약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통계적 유의미성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학적 유의미성을 확보했기에 신약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부뿐 아니라 외국 컨설팅 그룹 등 외부 전문가의 의견도 참고했다고 진 대표는 설명했다.
진 대표는 문제가 된 pre-NDA 회의록이 신약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 대표는 “pre-NDA는 신약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며 사전 제출된 자료를 기초로 보완 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의 일부”라며 “회의록에는 자료를 보완해서 미팅하자고 명시돼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현재 FDA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은 문서를 준비하고 있다. 진 대표는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며 "이 또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힌 내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관련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현재 소명 중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회사는 현재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진 대표는 “시장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고자 금융당국이 엄격하게 신경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제대로 검증받아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당당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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