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나경원·조은희·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16일 서울 임정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1 대 1 토론회에서 서로의 공약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1부 토론회에서 만난 오신환·나경원 후보자는 ‘저출산 지원 공약’ ‘청년수당 공약’ 등을 놓고 서로에게 “현실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나 후보자의 신혼부부 최대 1억1700만원 지원 공약을 두고 “퍼주기가 아니냐”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오 후보자는 “반값아파트에 입주하는 1만 명에 한해 예산 3600억원으로 지원하겠다는 건데 현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반값아파트로 이미 지원받은 분들에게 또 이자 지원을 해주는 건 중복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나 후보자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들어가는, 민간 아파트에 못 사는 분들에게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저출산 해결을 위해 필요한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이후 민선 2기가 되면 신혼부부에 대한 민간 분양의 경우까지 이자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히려 지원을 늘리겠다고 맞받아쳤다.
나 후보자는 “오 후보자는 2년 동안 청년들에게 1인당 최대 월 54만5000원씩 수당을 주겠다고 했다”며 “총 3조5000억원의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2년의 한시적 계획이라 10년의 장기재정계획을 세워서 1년에 3500억원씩 줄여나가면 충분히 가능한 재원”이라고 했다.
조은희·오세훈 후보자는 2부 토론회에서 부동산 공급량을 두고 부딪쳤다. 조 후보자는 “오 후보자는 3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전임 박원순 시장의 공급량과 별 차이가 없는 게 아니냐”며 “이번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내놓겠다고 한 물량과도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시장보다는 많은 물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자는 “통계수치상 잘못 이해할 수 있는데, 지금은 공급하기 위한 빈 땅 자체가 없다”며 “빌 공자(空) 공약이 안 돼야 하기 때문에 내놓은 현실적 물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1년 반, 한 번 더해야 5년 시장인 입장에서는 제가 말한 수치가 정확하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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