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정몽익 KCC 글라스 회장이 부인 최은정씨를 상대로 두 번째 이혼소송을 냈고, 최씨는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은정씨는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외조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몽익 회장은 법률상 배우자인 최은정씨를 상대로 2019년 9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최은정씨는 지난 1월 반소(맞소송)을 제기했다. 최씨는 재산 분할로 1120억여원을 청구했다. 2013년 정 회장이 첫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2016년 대법원에서 패소한 지 5년만이다.
정 회장은 최씨와 1990년 혼인신고를 하고 슬하에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러던 중 2015년 사실혼 배우자인 A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아들 둘을 뒀다.
정 회장은 2013년 이미 최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한 차례 제기한 바 있다. 1,2,3심까지 이어진 이 소송에서 대법원은 2016년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은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파탄난 것은 맞으나 그 원인이 중혼관계를 이어온 정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혼인관계가 깨지게 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책주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 회장은 2019년 9월 두 번째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 소송은 대법원 판결까지 간 사건이라 하더라도 다시 제기할 수 있다. 정 회장 측은 현재 혼인관계 유지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피해 및 혼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은 원래 이혼을 원치 않는 입장이었으나 세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 등을 고려해 결국 이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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