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잠깐이면 끝날 줄 알았던 ‘집콕’ 생활도 그만큼 길어졌다. 코로나19는 많은 사람의 몸과 마음을 해쳤다. 집콕이 부른 배달 야식과 운동 부족은 비만과 위식도 역류질환을 안겼다.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되지만, 그렇다고 집콕 생활이 곧바로 끝나는 건 아니다. 대다수 국민이 백신을 맞아 집단 면역이 생기려면 8~9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저 멀리 있는 ‘바깥생활’이 올 날만 기다리며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터. 지금부터라도 식단을 조절하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위식도 역류질환을 부르는 나쁜 생활습관인 ‘혼술문화’와 ‘배달문화’가 코로나 시대에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만큼 작년에도 전년 대비 환자 수가 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범진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야식 후 바로 눕기, 혼술, 과식 등 잘못된 식사습관이 위식도 역류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밤늦게 식사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다음 바로 누우면 위산과 위 속 내용물이 역류한다. 기름진 음식, 술, 커피, 탄산음료는 하부 식도 조임근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렇게 역류하는 위산과 위 속 내용물은 식도점막을 손상시킨다. 이게 반복되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된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원인을 찾아 없애면 된다. 야식, 과식,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은 가능한 버린다. 술, 담배,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고염분식, 커피, 탄산음료, 민트, 초콜릿, 신맛이 나는 주스, 향신료 섭취도 되도록 안 하는 게 좋다.
불가피하게 늦은 시간에 식사했다면 20~30분 가벼운 운동을 통해 충분히 소화시킨 뒤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또 잠잘 때 침대머리를 15도 정도 올리거나 옆으로 누울 때는 왼쪽으로 눕는 게 위장의 내용물 역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위내시경 검사로 염증 등을 확인한 뒤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양성자 펌프 억제제(오메프라졸, 란소프라졸, 에소메프라졸, 라베프라졸, 판토프라졸 등)를 쓰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투약을 중단하면 6개월 내에 80%가량이 재발하는 만큼 대개 장기간 복용한다.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식도 궤양, 식도 협착, 식도암 등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비만의 기준은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 지수(BMI)’로 진단한다. 25 이상부터 비만이다. 복부 비만은 남자 허리둘레 90㎝(약 36인치), 여자 85㎝(약 34인치) 이상부터다. 이 수치가 클수록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릴 가능성도 커진다.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핵심은 식이 조절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은 늘려야 한다. 단백질 중에도 삼겹살, 등심보다는 안심, 목살 등 순 살코기를 주로 먹어야 한다. 두부나 콩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은 더할 나위 없다. 김 미역 곤약 양배추 등 열량이 적으면서 포만감을 느끼게 해 주는 식품도 도움이 된다. 이러기 위해선 직접 식단을 짠 뒤 장을 봐야 한다. 배달 음식으론 식이 조절이 쉽지 않다.
식사 속도도 중요하다. 음식을 너무 빨리 먹으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필요 이상 많은 음식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분 이상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자.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건 식이요법만큼이나 중요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헬스클럽이나 실내 체육관 이용이 부담스럽다면 실내 운동으로 눈을 돌려보자. 유튜브에 수두룩하게 쌓인 ‘홈 트레이닝’ 관련 영상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을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을 한다면 아령이나 팔 굽혀 펴기 등 실내 운동으로 대신하면 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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