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조만간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이며, 언젠가 세계 최고령국이 될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올해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10년 이내에 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건강한 노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노년의 ‘삶의 질’ 차원에서 ‘근육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인성 근감소증 진단 기준은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다. 공통적인 기준은 근육량 악력 보행 속도 등 신체활동 능력이다.
진단 방법과 성별에 따라 유병률에 차이가 있지만, 근육량은 주로 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가속화된다. 장년기부터 연간 1%가 넘는 근육이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65세 이상에서는 근감소증 유병률이 약 10% 이상이며, 80세 이후에는 최고 50%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고령층의 낙상, 일상생활 수행 장애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회 참여도도 감소시킨다. 낙상은 노인 사망 원인 중 5위로 65세 이상 노인의 13%가량이 낙상으로 사망한다. 낙상의 주원인이 근육 감소다. 또 근육 퇴행으로 인한 기초대사율 저하로 2형 당뇨병 발생이 촉진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이 3~5배 증가한다.
치료제 개발을 위해선 먼저 노화 기전부터 알아야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의 성장은 더뎌지는 반면 위축은 증가한다. 근육은 근육줄기세포의 분화에 의해 세포가 융합된 근섬유가 모인 근육다발로 이뤄진다. 이때 근섬유를 구성하는 단백질의 합성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나이에 따라 점차 약해지지만 늙어서도 여전히 근육을 키울 만큼은 유지한다. 따라서 줄기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연구가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전략의 한 축이다. 다른 한 축은 건강한 근섬유가 나이가 들며 퇴화되는 위축 현상을 저해하는 것이다.
전자에선 줄기세포의 환경을 유리하게 해주는 약물과 근섬유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하는 약물 등이 개발되고 있다. 후자의 경우 근육 분해 신호전달 수용체 차단제, 근육분해 효소 저해제 등이 주요 개발 대상이다. 국내에선 몇몇 스타트업이 치료제 개발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 진입에 대비해 이 분야에 대한 국가 주도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치료제와 비교할 때 근감소증 관련 건강식품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각종 시장보고서들은 향후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이 미국에서만 연 18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인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대로 FABP3를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막의 유동성이 증가하게 되고 소포체의 스트레스가 회복돼 노화된 근육을 젊게 되돌릴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세포내막에 표지된 형광물질의 이동을 측정하는 형광회복측정법(FRAP)을 활용해 포화지방산사슬이 증가하면 막유동성이 감소하는 것을 관측했다. 연구팀은 실제 늙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근육의 FABP3 발현을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근육량뿐 아니라 근력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또한 분자수준에서는 막유동성이 ‘PERK’라는 소포체 스트레스 신호전달인자를 직접 조절해 근육 생장에 중요한 단백질 합성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이런 실험적 근거들로부터 노화에 따른 유전자 발현이라는 ‘생물학적’ 시계가 생체막 지질성분의 ‘화학적’ 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물리적’인 막의 유동성을 조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생리학적’인 항상성에 기여하리라는 독창적인 ‘노화의 유동성 이론’을 제안했다. 이 이론은 장차 다양한 생체기관의 노화 원리로서 확장 적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화의 시계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신약개발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 및 연구는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영양상태, 사고와 질병 등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전체 의료비의 40%가 넘는 노인의료비 감소에 기여해 탄탄한 국가재정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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