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북한산 고도제한 풀리나…서울시 '필요성 검토' 용역 발주

입력 2021-02-17 17:13   수정 2021-02-18 02:37

서울 도심의 주택공급 필요성이 커지면서 남산과 북한산 인접 지역의 고도제한(건축물 높이) 완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서울 고도지구 면적은 여의도의 3배에 달해 완화 여부가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음달 고도지구의 지정 필요성과 높이산정 기준 등을 검토하기 위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용역’을 시행한다. 고도제한의 타당성, 지구 내 높이 기준 등을 다시 들여다보고 심의 기준도 더 합리적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달라진 도시 여건과 제도, 주택공급을 위한 민원 등 종합적인 상황 변화를 고려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고도지구는 주요 산, 문화재, 국가 주요 시설을 보호할 목적으로 건축물의 층수 및 높이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서울 최고고도지구는 총 9곳, 944만㎡로 여의도 면적(295만㎡)의 3배에 달한다. 남산, 북한산, 구기·평창동, 경복궁, 배봉산, 어린이대공원, 국회의사당, 서초동 법조단지, 온수동 주변 등이다. 양천구 등 김포공항 주변 역시 최고고도가 제한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이 아닌 공항법에 의한 규제를 받는다. 건물 높이의 경우 북한산과 구기·평창동은 20m 이하로, 어린이대공원 주변은 16m 이하로, 남산 일부 지역은 12m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최고고도지구는 주택개발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지목돼왔다. 건물을 높게 올릴 수 없어 용적률을 높여 개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16m로 높이가 제한되면 4층을 초과해 건물을 짓기 어렵다.

주택공급 확대 기조에 맞춰 일부 지역의 고도제한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4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구청장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지난 10일 연 회의에서도 고도제한 완화 등이 최우선으로 건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서울시의원은 “지역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높이를 제한하는 게 문제”라며 “역세권, 공공재개발 등 공공성이 있는 정비사업에 한해서는 심의를 통해 선별적으로 높이를 상향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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