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퀴어축제 거부할 권리도 있다"…정의당 "성소수자 혐오"

입력 2021-02-19 10:15   수정 2021-02-19 10:19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퀴어축제에 대해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의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성소수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안철수 후보의 인권 감수성이 개탄스럽다"며 "안철수 후보의 혐오발언은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탄압과 억압"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는 전날(18일) 금태섭 무소속 후보와의 제3지대 후보단일화 TV토론에서 '퀴어 퍼레이드에 나갈 생각이 있냐'는 금 전 의원의 질문에 "차별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라면서도 "자기 인권뿐 아니라 타인 인권도 굉장히 소중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퀴어축제를 카스트로 스트리트(거리)라는 곳에서 한다.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떨어져서 남부 쪽에 있다"며 "거기에서 축제하시는 분뿐 아니라 본인이 (축제를)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들이 거기에서 본다"고 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는 (퀴어축제를) 중심에서는 하지 않는다"면서 "퀴어축제를 (도시 중심인)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자원해서 보려고 오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아이를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나. 그분들은 원하지 않는 분도 계신다"고 했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안철수 후보의 개탄스러운 인권감수성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모든 시민은 평등한 시민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유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왜 도심에서 열려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절망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 소수자가 불합리한 차별과 억압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서울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보장해야 할 서울시장에 출마한 후보로서 오히려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각성하고 상처 입은 성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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