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원량은 매장량에 포함되지 않지만 유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 또는 생산기술 발전에 따라 매장량으로 편입될 수 있다. 게다가 석유자원 개발 회사가 원활한 회사 운영을 위해 40~50년간의 매장량을 확보하기 때문에 그동안 가채연수는 40~50년으로 유지돼 왔다.
정유산업은 정육점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정육점에서는 도축된 소를 뼈와 근육을 기준으로 안심, 등심, 채끝, 목심 등으로 분할한다. 그리고 과도한 지방 덩어리나 근막 등 불필요한 성분은 제거해야 한다. 소의 부위가 연속적인 것처럼 석유도 분자량이 작은 물질부터 큰 물질까지 연속적인 혼합물로 간주한다. 원유가 처음 분리되는 곳은 상압증류시설이다. 대략 350~360도 수준으로 가열해 성분들의 끓는점 차이에 의해 LPG, 나프타, 휘발유, 등유, 경유, 중유, 아스팔트로 분리한다. 그리고 석유제품에 포함된 미량의 불순물들은 다음 공정의 촉매를 비활성화하거나 장치 부식을 일으키기 때문에 제거 과정이 필요하다.
상압증류탑 바닥에서 나오는 중질성분은 감압증류탑에 투입된다. 에베레스트산에 올라가면 기압이 감소해 물이 100도가 아닌 80도에서 끓듯이 진공상태에서 열을 가하면 중질유의 추가 분리가 가능하다. 즉, 끓는점이 높은 성분들을 분리하기 위해 열을 더 가하는 것이 아니라 압력만 감소시켜 한 번 더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열분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낮은 압력 조건에서 증기의 부피가 증가하므로 더 큰 증류탑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감압증류탑 바닥에서 나오는 물질을 감압잔사유라고 하며, 원유 중 가장 비점(끓는 점, 565도 이상)이 높고 불순물이 많기 때문에 처리하기 매우 힘들다. 대표적인 처리 기술은 용매추출, 열분해, 수소첨가분해 방식 등이 있다. 용매추출 방식은 용매로 고비점과 저비점 성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열분해 및 수소첨가분해 방식은 화학반응이 수반되어 고비점 성분을 저비점 성분으로 전환한다. 특히 수소첨가분해 방식은 열분해 방식보다 액체유분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지만, 투자비 및 운영비가 높은 단점이 있다. 참고로 2010년에 국내 정유회사가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7번째로 감압잔사유 수소첨가분해 시설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사례가 있다.
중질유 처리 비율이 높은 회사는 고유가 시대에 저렴한 중질 원유를 가지고 고부가 제품을 많이 만들 수 있어 수익성이 좋다. 하지만 저유가 시대에는 투자 및 운영비가 높은 중질유 처리설비보다 상압증류시설을 확장해 원유를 대량 정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정유회사들은 상황에 맞게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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