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하는 ‘고덕강일 제일풍경채’(투시도)가 다음달 초 청약 신청을 받는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이른바 ‘전·월세 금지법’ 적용을 비껴간 사실상 마지막 단지다. 일부 주택형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는 등 고분양가 논란도 있다. 하지만 서울 분양 물량이 워낙 귀해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7층, 6개 동, 총 780가구로 이뤄졌다. 전용면적 84㎡ 561가구 및 전용 101㎡ 219가구가 분양 대상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과 걸어서 15분 거리다. 오는 2027년 9호선 연장 샘터공원역(예정)이 개통하면 교통 여건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인근에 수변공원과 고덕초, 고덕중 등이 가깝다. 입주는 2024년 1월 예정이다.
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약 2430만원에 책정됐다. 전용 84㎡ 분양가가 8억1470만~8억9990만원, 전용 101㎡가 9억5640만~10억8660만원 수준이다. 특히 전용 101㎡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말 고덕강일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의 3.3㎡당 분양가는 2230만원으로,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 아래였다.
그래도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5억원 이상 저렴한 ‘로또 분양’이라는 평가다. 인근 ‘고덕리엔파크1단지’ 전용 84㎡의 매도 호가는 12억5000만~14억원에 달한다. 고덕역이나 상일동역 인근 ‘고덕그라시움’이나 ‘고덕아르테온’ 등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시세차익이 더 크다.
여기에 입주 직후 전·월세를 놓는 게 가능한 마지막 아파트여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공공택지의 경우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80% 미만이라면 5년, 80~100% 미만은 3년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입주 시점에 전세금을 받아 잔금 등을 충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도 76가구 배정됐다. 지난해 ‘7·10 대책’에 따라 민영주택에도 생애최초 특공이 신설됐다. 혼인했거나 자녀가 있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가점과 상관없이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정한다. 이달부터 소득요건이 완화돼 월 소득 888만원(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60%)까지 지원할 수 있다. 신혼부부 특공도 월 소득 최대 160%까지 가능하다.
업계에선 청약 수요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특공을 제외하고 458가구 모집에 11만7035명이 몰려 평균 25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첨 최저 가점은 64점이고 당첨자 중 만점자(84점)도 나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하철역과 아주 가까운 입지는 아니지만 전세금으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마지막 단지라 청약 열기가 더욱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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