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신사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기존에 하던 사업과 전혀 다른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 사업을 하던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퓨처넷도 전혀 다른 업종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성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 분야다. 현대퓨처넷은 케이블방송사업을 하던 현대HCN을 물적분할해 지난해 KT스카이라이프에 매각했다. 방송업을 떼어낸 회사 주가는 1년 전 주가에도 못 미치고 있다. 남아있는 디지털 사이니지(전자광고판) 사업 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위기를 느낀 현대퓨처넷은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외에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관련 사업과 의료기기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재래식 산업에 해당하는 화물차운송업을 하는 국보도 전기차 부품 제조를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이 최근 손소독제, 마스크, 전기차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먼 미래를 내다본 투자보다는 당장 성장하는 사업에 올라타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LS전선아시아는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을, 도화엔지니어링은 환경관리대행업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움직임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에 따라 자동차 부품을 넘어 로봇 부품을 생산하겠다고 나섰다. 현대차는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로봇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 포털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영역에서 벗어난 미개척지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는 “자동차를 넘어 로봇,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하겠다고 나선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는 네이버와 빅히트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기존과 크게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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