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발목잡힌 증시, 답답한 흐름 언제까지[주간전망]

입력 2021-02-21 08:00   수정 2021-02-21 08:47



시장 금리 상승 이슈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도 방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경기 회복에 따라 상승하는 금리는 증시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시장 불균형으로 오른 금리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당분간은 개별 종목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초체력(펀더멘털)에 기초한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횡보하는 국내외 증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직전 주보다 7.04포인트(0.22%) 오른 3107.6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3100선을 중심으로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주 코스닥은 965.11로 장을 마쳤는데 전주 대비 1포인트 가량 움직였다.

미국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8포인트(0.0%) 상승한 31,494.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7.26포인트(0.19%) 하락한 3906.71에 장을 마쳤고, 나스닥 지수는 9.11포인트(0.07%) 상승한 13,874.46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약 0.1% 올랐고 S&P 500 지수는 약 0.7%, 나스닥은 1.6% 하락했다.
증시 덮친 금리 상승 이슈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배경에는 미 국채 금리 상승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연초 0.93%로 출발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곧바로 1%대로 레벨을 높였다. 이후 완만하게 상승, 이달 들어서는 1.1%대로 상승했다. 지난 16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1.311%까지 올라 1.3%대를 기록했고 17일에는 장중 1.333%까지 오르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부양책 추진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이 랠리를 펼친 점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최근 60달러선을 돌파했고, 경기민감 원자재인 구리 등 비철금속이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이 증시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가져온 증시 불안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며 "올해처럼 경기회복에 기인한 금리 상승은 증시 상승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금리 상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금융센터에서 최근 장기금리 상승을 분해해보니 경기회복 기대감은 36%에 불과하고 국채 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상승분이 64%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금리 상승이 전통적인 의미의 인플레, 즉 '경기 회복을 상징하는 좋은 것'으로만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의미"라며 당분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투자전략은?…종목장세 전망
이유야 어떻든 시장 금리 상승으로 위험자산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주식과의 수익률 차이가 좁혀진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을 살 필요가 없어 시장 자금이 움직일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시장에서도 경계 심리가 커지면서 지수보다는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초체력(펀더멘탈)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내 이익 비중이 확대되는 소프트웨어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반도체, 화학 등 경기 민감주의 강세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다만 금리가 빠르게 치솟았고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도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수급 측면에서 중형주, 소형주로 자금이 쏠릴 수 있는 만큼 이들 종목도 관심 있게 보라는 조언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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