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이별 준비…반도체·여행·게임 ETF 만나라

입력 2021-02-21 17:25   수정 2021-02-22 01:01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17일 이스라엘에서는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가 75.99회를 기록했다. 주요국 중에서는 영국(24.76회), 미국(17.15회)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백신으로 병원 입원율이 떨어지면 영국은 오는 4월, 미국은 4월 이후에 코로나 규제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 규제가 풀리면 경제 호황이 뒤따른다”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백신으로 일상이 재개될 때 수혜를 볼 수 있는 분야 세 가지를 제시했다. 쇼티지(품귀 현상)·여행·코로나 문화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4월이면 코로나 규제 풀린다
블랙록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병원 입원율이 50% 이상 감소하면 코로나 규제가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록은 3월 말이면 영국의 입원율은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해 50% 가까이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미국은 40%, 이스라엘은 70%만큼 감소할 전망이다.

코로나 규제가 풀리면 경제가 급격히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블랙록의 나이젤 볼튼 주식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유럽과 미국이 재정 부양 정책을 펴 시중에 현금이 많고, 이는 소비자 지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백신 접종으로 경제 상황이 변하는 상황에서 쇼티지를 노리라고 조언했다. 쇼티지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제품이 부족하고,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을 의미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와 철강판, 구리를 비롯한 많은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쇼티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 충격으로 기업들이 서버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만 집중하던 와중에 코로나가 완화되자 자동차용 반도체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급등하는 식이다. 볼튼 CIO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폭증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넘치는 업종으로 원자재·화학·반도체 분야를 꼽았다.

반도체 분야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아이셰어즈 PHLX 반도체 ETF’(SOXX)가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추종한다. 인텔(INTC), 브로드컴(AVGO), 엔비디아(NVDA), 퀄컴(QCOM) 등을 담고 있다.
눌려 있는 소비 욕구, 명품과 항공이 수혜
블랙록은 여행과 레저 분야도 경기 회복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외부 활동 규제가 완화되고 실업률도 떨어지면서 소비 욕구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외식과 럭셔리 기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HANARO 글로벌럭셔리 S&P ETF’로 세계 럭셔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LVMH(MC), 케링(KER), 에스티로더(EL)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 내 여행 관련주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주요국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 영국 다음으로 미국의 접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가면 하반기에는 미국 내 여행이 회복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항공사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US 글로벌 제트 ETF’(JETS)는 포트폴리오의 74%가 북미 항공사다. 사우스웨스트 항공(LUV), 델타 항콩(DAL), 아메리칸 항공(AAL) 등을 담고 있다. JETS는 지난 18일 24.11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월 고점보다 21.82% 하락한 상태다.
이커머스와 게임은 계속 좋아
코로나가 정착시킨 문화에 계속 득을 볼 기업도 있다. 전자상거래나 게임 기업이 대표적이다. 볼튼 CIO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트렌드는 코로나 이후에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X 이커머스 ETF’(EBIZ)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투자한다. 징둥닷컴(JD), 알리바바(BABA)와 같은 중국 거대 플랫폼에 더해 ‘남미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리브레(MELI), 핸드메이드 소품 플랫폼인 엣시(ETSY)도 담는다. 지난 1년 수익률은 80%를 기록했다.

게임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반에크 벡터스 비디오 게임&이스포츠 ETF’(ESPO)이다. 운용자산(AUM)이 9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텐센트(00700.HK), 블리자드(ATVI), 싱가포르의 시(SE) 등을 담고 있다. 한국의 엔씨소프트도 4% 넘게 포함돼 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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