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금융투자를 얼마나 잘했는지가 ‘금(金)퇴족(노후 준비가 잘된 사람)’이 될 수 있을지를 좌우한다.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최근 이들의 고민을 담은 ‘대한민국 40대가 사는법’ 보고서를 발간했다. 서울 및 지방 4대 광역시(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 거주하는 40대 소득자 1000명에게 지난해 11월 설문을 해 재산상황과 금융투자를 하고 있는지, 노후가 준비돼 있는지 등을 물었다. 김혜령 하나은행 100년 행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40대는 국가경제와 가계경제의 중심이 되는 연령대이자 생애 자산관리 차원에서 금융 자산을 만들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나이”라고 설명했다. ‘세심한 금융투자 없인 편안한 노후도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40대가 보유한 예·적금과 주식 등 금융자산의 규모는 평균 7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는 ‘자산을 불리는 시기’라는 공식도 확인됐다. 40대 후반(45~49세)의 금융자산은 평균 7900만원으로 40대 초반(6100만원)에 비해 29.5% 많았다. 40대 초반 4명 중 1명(24%), 40대 후반 3명 중 1명(33%)은 1억원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초저금리와 증시 활황에 힘입어 40대의 ‘금융투자’ 규모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투자자의 26%가 최근 리스크 감수 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한 데다 전체 응답자 절반 이상(52.8%)이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비금융투자자 2명 중 1명(58%)도 ‘그동안 자금·정보·시간이 부족해 금융투자를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40대 투자자들의 금융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리스크 성향이 점차 공격적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현상이 심화하고, 급격한 자산 가격 상승을 경험한 이들이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행복연구센터는 투자 경험과 리스크 선호도에 따라 40대 조사 대상을 구분한 결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안정형 투자자(22%)라고 했다. 원금 손실을 원치 않는 이들에게 ‘금리+α’ 수준의 저위험 상품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국내외 주식 등 성장형 자산의 장기 투자를 늘리라고 조언했다.
최근 1년 이내에 투자를 시작한 ‘금융 투린이(투자+어린이)’도 8%에 달했다. 투자 의욕이 높고 한국형 빅딜과 글로벌 4차 산업 등 미래 성장·적립형 투자에 관심이 큰 사람들이다. 이들에겐 개별 주식보다는 공모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험 투자자(19%)에겐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신진 투자자(19%)에겐 ‘적립식 투자와 자산 배분의 조화’를 권했다. 20%가 넘는 비금융투자자에겐 “세제 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각종 연금 상품부터 투자를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이원주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장은 “40대는 평생을 가져갈 재산을 형성하고 자녀교육, 주택마련, 끝나지 않은 자기계발 등 여러 인생 과제에도 놓인 시기”라며 “무엇보다 세심한 투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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