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선수로 뛰는 '女帝' 소렌스탐

입력 2021-02-22 17:45   수정 2021-02-23 00:56

“예전에는 ‘자동 모드’로 샷 하면 원하는 곳에 떨어졌는데, 이제는 마음대로 안 되네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72승에 빛나는 ‘영원한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1·스웨덴·사진)이 흘러간 세월이 야속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LPGA투어 게인브리지 LPGA(총상금 200만달러) 출전을 앞두고서다. 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새는 기복이 심하다. 특히 스코어가 그렇다”며 웃었다. 소렌스탐은 오는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레이크 노나GC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 선수로 모습을 드러낸다.

소렌스탐은 1994년 LPGA투어 신인상을 시작으로 LPGA투어 올해의 선수 8회, 평균타수 1위 6회 등 현역 선수 시절 내내 ‘1인자’로 군림했다. 은퇴 후 자신의 재단 활동과 육아에 전념하다가 올해부터 국제골프연맹(IGF)을 이끄는 ‘회장님’으로 골프계에 복귀했다.

그가 공식 대회에 선수로 출전하는 건 2008년 은퇴 후 약 13년 만이다. 소렌스탐이 주최하는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에인절 인(23·미국), 셀린 부티에(28·프랑스) 등 ‘소렌스탐 키즈’들은 어느새 이 대회 주요 출전 선수 자리를 꿰찰 정도로 성장했다. 까마득한 후배들과의 경쟁을 앞둔 그는 “이번에 출전한다고 해서 정규 투어 선수로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며 “‘나들이’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신 소렌스탐은 올여름 열릴 예정인 US 시니어 여자오픈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마침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열려서 출전을 결심했다. 그는 대회장인 레이크 노나GC 근처에서 20년 넘게 살았고, 현재의 집도 레이크 노나GC 16번홀 바로 옆에 있다. 소렌스탐은 “(성적에 대한) 큰 기대는 없고 실전 감각을 찾는 게 목표”라며 “이제는 14번홀만 지나도 골프보다 아이들 식사 챙겨주는 게 떠오를 정도로 집중력이 약해졌다”고 몸을 낮췄다.

한편 게인브리지 LPGA부터 한국 선수들의 도쿄올림픽 출전권 레이스가 펼쳐진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과 2위 김세영(28), 박성현(28), ‘핫식스’ 이정은(25) 등 빅네임들이 대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오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국가별 상위 랭커 2명(15위 이내 2명 이상일 경우 4명)에게 돌아간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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