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은 장현주 화학플랫폼연구본부장, 김현우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인 에틸렌으로 바꾸는 실험을 AI로 가상 수행한 뒤 실험실에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김용태 화학공정연구본부 선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가상 실험을 통해 AI 활용 전보다 수율을 2배(13%)로 끌어올렸다. 투입한 전체 메탄량 대비 산출된 에틸렌 비율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직접 실험한 250개의 반응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켰다. AI는 온도, 속도, 압력, 반응기 구조 등 여러 조건을 미세하게 조절해 1만 개가 넘는 가상 조건을 만들고 실험 결과물을 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수율이 높으면서 부산물은 적게 나오는 실험 조건을 찾아냈다. 이후 직접 실험을 통해 AI의 실험 조건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직접 전환하는 공정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메탄의 세계 연간 발생량인 9억t 중 화학원료로 사용되는 비율은 7.8%에 불과하다. 이번 연구에서처럼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촉매공정은 부산물이 많이 나와 상용화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논문 완성 이후에도 AI 활용 연구를 계속해 수율을 20%까지 끌어올렸다.
장현주 본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AI 기술은 다양한 화학반응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찾을 수 있어 앞으로 화학산업의 여러 반응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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