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7조원 적자낸 일본항공…승무원들 '서비스업 강사'로 파견

입력 2021-02-22 17:54   수정 2021-02-23 01:59

일본항공(JAL)이 대규모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승무원의 고객 응대 교육을 수익 사업으로 전환한다.

22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객실승무원을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에 강사로 파견해 고객 응대 강좌를 운영하는 교육 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사회공헌 사업의 하나로 운영하던 산학 연계 부서를 교육 사업 부문으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일본항공의 산학 연계 부서는 대학 등에 승무원과 지상직 직원을 강사로 파견해 고객 대응법과 면접 실무를 지도하는 강좌를 부정기적으로 열어왔다.

일본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습된 이후에도 승무원을 활용한 교육 사업을 고정 사업 부문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일본항공에 승무원을 강사로 파견해 달라는 의뢰가 늘고 있는 만큼 교육 사업의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주요 대상은 자사 직원들의 고객 응대 수준을 높이려는 외식업 등 서비스 업종이다. 교육 사업에 파견하는 승무원의 규모와 실적 목표 등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항공은 3511억엔(약 3조6808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의 개점 휴업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본항공이 비항공 부문 중 하나인 교육 사업에 진출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본공수(ANA)도 비슷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 사업은 대규모 감편으로 인해 일감이 끊긴 승무원들을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항공은 그동안 남아도는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장기휴직을 실시했다. 일부 승무원은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 및 레스토랑에 전환배치됐다. 항공기 조종사들이 일손이 부족한 사과 농가를 돕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직원 임대 형식으로 지자체와 콜센터 등에 파견된 직원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두 항공사가 임대한 직원은 1000명을 넘었다. 대형 통신사와 전자제품 대리점, 슈퍼마켓 체인 같은 민간기업뿐 아니라 지자체까지 고객 응대 노하우가 뛰어난 항공사 승무원을 모시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파견 직원들은 코로나19가 수습되면 기존 업무로 복귀할 전망이어서 해당 사업을 수익화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아카사카 유지 일본항공 사장은 “일본항공의 객실승무원은 우수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도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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