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22일 자당 안철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와 달리 퀴어축제 관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해 "이 정도 사안이면 간 보지 말고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서울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난주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 간 토론에서 거론되었던 시청 앞 광장 퀴어축제 허용 여부에 대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그렇지만 정치인은 최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소신을 밝힘으로써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며 "또한 자신이 어느 한쪽의 관점을 대변하더라도 상대의 다른 관점을 존중하여 서로 절충하고 조정하여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정치의 기능과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안은 단지 퀴어축제 허용 여부로 진보 보수를 가르는 단세포적 이분법 시각이 아니라 시장에 당선된다면 공공의 이익과 관점에서 시정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소신과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라면, 소수의 권리와 다수의 의견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각각의 권리들이 충돌할 때 어떤 원칙과 기준에 의해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공론과 합의를 만들어 갈지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태규 의원은 "세상일은 대부분 옳고 그른 것이 있지만,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딱 부러지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사안들도 많고, 때로는 그런 사안들이 충돌할 때도 많다. 어느 한 편의 입장을 들어줄 때도 있겠지만, 그것이 갈등을 더 키울 수 있어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그래서 지도자는 현실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고 조정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능력이고 소신의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판단이 서 있으면 당당하게 소신을 밝히고 평가받으면 된다. 신중한 것은 좋지만, 이리저리 눈치 보며 간 보기 하는 정치인들은 리더의 자격이 없다"며 "그러면 누구처럼 문제를 더욱 키우고 해결을 어렵게 할 뿐이다. 집권 여당의 후보임에도 오직 표만을 의식해서 '간 보는 정치'를 계속하려면 어차피 성범죄로 후보 낼 자격도 없었던 정당이니 이참에 후보직을 내려놓으시기 바란다"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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