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폭락했다. 분기 순손실을 낸데다 향후 매출 증가세가 느려질 것이라고 경고한 탓이다. 하지만 월가에선 월마트의 실적에 대해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마트는 지난 18일 지난해 4분기 약 2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41억40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된 것이다. 매출은 같은기간 7.4% 증가(동일점포 기준은 8.6%)한 1521억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 증가는 온라인 식료품 주문 폭주가 이어진 덕분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관련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9%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회사측은 올해 매출 성장세는 '낮은 한자리수'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실적이 나온 뒤 월마트의 주가는 18일 6.5% 폭락했고 19일 반등했지만 0.49% 오르는 데 그쳤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가총액 250억 달러 가량이 증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월마트의 이번 (나쁜) 실적에 속지말라'(Don’t Let Walmart’s Slowing Sales Fool You)는 기사를 내보냈다.
WSJ은 4분기 손실은 이미 발표된 해외 사업장 판매와 관련된 적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올해 매출 둔화는 작년에는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성장했지만, 올해는 전염병이 걷히면서 점차 매출 증가세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팬데믹 발생 이전 지난 10년간 월마트의 매출은 낮은 한자릿수 비율로 성장했다. 이는 월마트뿐 아니라 타겟, 크로거 등 다른 대형 소매업체도 마찬가지다.
WSJ은 "월마트와 같은 기업의 진정한 잠재력은 느리게 성장하는 수익 기반에서 더 많은 이익을 짜낼 수 있는 힘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측면에서 월마트의 수익 전망은 유망해보인다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작년 (웹사이트를 통한) 광고 수익은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월마트측은 광고 사업이 지난 해 거의 두 배로 커졌으며 향후 가까운 장래에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렛 빅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향후 미국의 10 대 광고 플랫폼 중 하나가 되고 향후 5년 안에 허스트, 폭스, 트위터와 같은 거대 기업을 앞서길 원한다"고 밝혔다.모건스탠리는 2025년까지 월마트의 광고사업 매출이 40억달러, 영업이익은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회계년도 영업이익의 거의 9%에 달하는 규모다.
WSJ은 "월마트는 거대하고 안정적인 기업"이라며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의 작은 변화조차도 향후 수익성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BC도 월마트에 대해 △광고사업 진전 △코로나 백신 보급을 계기로 한 헬스케어 부문 성장 △매장의 물류센터화를 통한 전자상거래 수익성 확보 △스트리밍서비스 '월마트 플러스' 성장 가능성 등 호재가 있다며 "월마트의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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