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1호 접종'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권에서 제기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내가 맞겠다"며 앞다퉈 나서고 있다. '#팔_걷었습니다', '#백신은_과학'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을 릴레이로 올리는 등 이른바 '백신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끌어들여 마치 불안감에 접종하지 못하는 것처럼 정쟁화시켜선 안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저라도 먼저 맞겠다"라고 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백신 도입이 늦다고 비난하던 이들이 이제 백신 무용론, 백신 불안증을 부추기고 있다"며 "끝내 백신을 믿지 못하겠다면 우리가, '내가' 먼저 맞겠다"라고 적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백신 접종은 원칙대로,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혹시 불안하신 분이 계시다면 백신 접종을 먼저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도움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방역을 방해하지 않는다면"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이소영·홍정민·이탄희·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도 "내가 먼저 맞겠다"며 잇따라 글을 올렸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백신에 대한 의구심과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제 소매를 걷겠다"라고 했고,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백신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나 백신에 대한 불안감과 염려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먼저 손들겠다. 언제라도 소매를 걷겠다"라고 했다.
야당에서는 화이자 백신이 아닌 AZ 백신 접종이 먼저 시작되는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이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접종 1호'가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AZ 백신은 면역률뿐 아니라 안전성 문제도 제기된다"며 "문 대통령과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해달라"라고 촉구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65세 이상 고령층은 화이자 백신 접종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1953년생인 문 대통령(68)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청와대는 앞서 문 대통령이 AZ 백신을 1호로 접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국민적 불신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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