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의 한 도로에서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막고 운전자와 동승자를 마구 폭행한 외국인 10명이 전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당초 '묻지마 폭행'으로 알려진 해당 사건은 철저한 계획을 세운 '마약 보복 범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A씨(45) 등 외국인 10명을 검거, 이 가운데 9명(우즈베키스탄 국적 7명·카자흐스탄 국적 1명·러시아 국적 1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일당은 지난 8일 오후 4시50분께 경기 화성시 남양면 남양리의 한 이면도로를 주행 중이던 B씨(러시아 국적)와 C씨(우크라이나 국적)의 승용차를 멈춰 세운 뒤 둔기 등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이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이들은 B씨와 C씨를 승용차 밖으로 끌어내 둔기와 발로 머리, 배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B씨 등은 전신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즉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17일 경기 평택시와 인천시의 주거지 및 모텔 등에서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를 모두 검거했다.
경찰은 이 중 6명을 19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나머지 3명은 이달 25일 송치할 예정이며, 불구속 입건된 B씨는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추후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피의자 가운데 1명으로부터 "마약을 빼앗긴 데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마약 거래 등과 관련된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마약 관련 범죄에는 폭행 피해를 입은 B씨와 C씨도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경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외국인에게서 마약 관련 진술이 나와 관련 범행 확인을 위한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며 "추가적인 수사를 통해 A씨 등에게 마약을 둘러싼 혐의가 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단, B씨와 C씨에 대한 입건 여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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