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문 닫아도 원두 수입 신기록

입력 2021-02-23 17:23   수정 2021-03-03 18:34

카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수개월간 카페 착석이 금지됐고, 테이블 수도 절반씩 줄여야 했다.

그러나 원두 커피 수입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량은 17만6000t(7억3000만달러어치)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8%(수입액은 35%) 증가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커피 주요 소비처가 편의점과 가정으로 바뀌며 소비량이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카페 대신 편의점 찾았다
카페가 문을 닫으며 수혜를 입은 업종은 배달업과 편의점업이다. 지난해 편의점 GS25에서 팔린 커피는 1억5000만 잔. 월평균 1300만 잔씩 팔렸다. GS25가 2015년 프리미엄 원두 커피 기기와 함께 카페25를 도입한 지 5년 만에 12배 증가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20% 이상 늘었다. 인스턴트 커피와 원두 커피의 판매 비중도 달라졌다.

2015년에는 인스턴트 커피가 전체 커피 매출의 83%, 원두 커피가 17%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이 구성비가 각각 28%, 72%로 바뀌었다. 이용자층도 20~30대 중심에서 중장년층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GS25 커피 이용자 중 40~50대가 67%를 차지해 2019년보다 2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카페라테, 싱글오리진, 아포가토 등 26종의 다양한 커피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1200~2200원으로 고품질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카페 이용객을 상당수 흡수했다”고 말했다.

카페 메뉴를 배달 서비스로 즐기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이디야의 지난해 배달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평균 480% 증가했다. 매장 내 카페 취식이 금지된 지난해 12월 배달 매출은 전월 대비 57% 늘어나는 등 최고치를 달성했다.
스타벅스 원두 “없어서 못 팔아”
정체에 빠졌던 홈카페 시장도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었다. 마켓컬리와 쿠팡 등에서 원두 판매 브랜드는 3~5배 이상 급증했다. 주문량도 폭증했다. 마켓컬리 커피 원두 판매량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588% 증가했다. 입점한 커피 제품 수는 378% 늘었고, 커피 드리퍼 등 홈카페 관련 상품의 매출 증가율도 118%에 달했다.

스타벅스도 지난해 커피 원두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일부 원두는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매장 내 좌석을 없앴던 지난해 12월 커피 원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에티오피아, 수마트라 등 독특한 풍미의 단일 원산지 원두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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