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어린 양녀와 결혼한 영화감독…또다른 7살 양녀는 성추행?

입력 2021-02-23 21:26   수정 2021-02-23 21:27


미국 케이블 채널 HBO가 영화감독 우디 앨런(86)이 당시 7살이었던 양녀를 성추행했다는 다큐멘터리 4부작을 공개한 가운데, 우디와 그의 또다른 양녀이자 현재는 와이프인 한국계 순이 프레빈(51)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22일(현지 시각) 앨런과 순이는 입장문을 통해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 수십 년 전부터 알려진 바와 같이, 성추행 주장은 명백한 허위"며 "이 끔찍한 히트작이 대중의 주목을 모을지는 몰라도, 사실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들이 언급한 다큐멘터리는 HBO가 지난 21일부터 방영한 4부작 다큐멘터리 '앨런 대 패로'다. 이 다큐멘터리는 앨런이 자신의 수양딸 딜런 패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조명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아 패로 등 딜런의 주변 사람들의 증언과 법정 문서, 아카이브 영상 등을 통해 앨런의 성적 학대 의혹을 제기한다. 첫 화에서 딜런은 "나는 항상 그의 손아귀에 있었고, 그는 항상 나를 사냥했다"고 증언한다.

앞서 앨런 감독은 한때 시대를 풍미한 배우 미아 패로우(76)와 12년간 동거 중이던 1992년, 입양한 딸이었던 딜런을 추행했다는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2014년 성인이 된 딜런은 자신이 7살이던 1992년 앨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번 HBO 다큐멘터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앨런의 또 다른 수양딸이었으나 현재 아내가 된 순이와의 관계도 조명햇다. 앨런은 1992년 미아의 입양아이던 21살의 대학생 순이와 연인 관계임을 밝혔고, 이후 앨런은 패로와 이혼하고 1997년 순이와 결혼했다. 앨런 감독은 순이보다 35살이 더 많다.

앨런과 패로우는 이혼 후 둘의 친자인 아들 로넌과 딜런을 포함한 입양 자녀들의 양육권을 놓고 법정에 섰고, 법정은 패로우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앨런은 수년간 자녀들을 만나지 못했다. 딜런은 물론 친아들 로넌 역시 어머니 성(姓)을 따랐다. 딜런은 현재 배우로, 로넌은 언론인으로 활동 중이다.

앨런과 결혼한 순이는 한국에서 '오순희'라는 이름으로 태어났으나 버려져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패로우에 의해 입양됐다. 순이는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앨런이 성추행했다는 딜런의 주장과 달리 자신을 입양했던 패로우가 자신을 학대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다만 다큐멘터리엔 앨런 감독이 순이가 미성년인 16세 당시부터 성관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담겨 있다.

앨런은 딜런을 성추행한 혐의로 과거 수사를 받았으나 공식적으로 기소된 적은 없다. 당시 앨런을 취조하던 검사가 "(추행이 사실이라는) 근거는 상당하지만 기소는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며 논란이 커졌던 적도 있었다. 앨런은 전처가 자신과 순이의 불륜 사실을 알고 복수하기 위해 딜런에게 가짜 기억을 주입해 세뇌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앨런 감독과 순이 측은 대변인을 통해 "이 다큐멘터리는 중상모략이자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한편 앨런은 주류 사회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해학을 담은 미국 뉴욕 감성의 영화로 인기를 끌어온 영화 감독이다. 패로우는 1974년작 '위대한 개츠비'에서 여주인공 데이지 역으로 출연했다. 최근엔 여러 매체를 통해 미국 정치 및 사회에 관련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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