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이 2·4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공급시기'에 대한 목표는 따로 없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23일 논평을 통해 "공급 쇼크라더니 답변이 쇼크"라고 비판했다.
전날(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변창흠 장관은 2·4 부동산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야권 지적에 적극 반박했다.
변창흠 장관은 "지금까지 나온 주택공급 방안은 주로 나대지에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해 추진돼 이번에 나온 시가지 공급 방식은 익숙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대책은 종전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행정절차도 간소화했기에 조합들은 기존 방식으로 할 것인지, 이 방식으로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교해보면 2·4 대책에 제시한 사업이 얼마나 빠르고 이익이 되는지 즉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2·4 대책에 대해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일제히 변 장관을 질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책이 공급 쇼크라고 했지만 시장의 반응을 보면 쇼크 받는 분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며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는 공급발표가 정상이라고 보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토지주 등이 기존 방식으로 할지, 새로운 방식으로 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공공 개발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4 대책에 대해 "그동안의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면피용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2·4 대책 관련해 서울 32만호 포함 전국 83만호를 2025년까지 공급한다고 보도가 됐다"며 "그런데 내용을 보면 주택 부지를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실제 주택 공급은 언제까지가 목표인가"라고 물었다.
변창흠 장관은 "목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각 유형별로, 가령 매입 같은 경우 1년 내에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에 심상정 의원은 "32만호, 83만호 숫자를 적시했으면 개략적으로라도 공급계획이 있어야 책임 있는 계획 아닌가, 없으면 눈속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7월까진 부지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상정 의원은 "강남이 1970년부터 개발해 50년이 됐는데 24만호고 분당은 20만호가 안 된다"며 "어마어마한 계획(2·4 대책)을 발표해 놓으니 당연히 국민이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인 '2·4부동산대책'은 공공 개입을 극대화해서 2025년까지 서울에만 32만3천호 등 전국에 83만6천호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공급규모만 놓고 보면 현 정부들어 가장 많다.
서울에서는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 등에서 고밀도 개발을 하고 정비사업의 시행주체를 공공이 맡으면서 사업을 앞당기고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전략으로 32만3000가구를 확보한다. 수도권에서는 26만가구의 신규택지를 중심으로 총 29만3000가구를 공급하고 지방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22만가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책은 민간이 땅이나 권리를 내놓지 않으면 공급이 불가능해 실현가능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제 신임 국토부 장관의 첫 업무보고에서 변창흠 장관은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이른바 '변창흠표 대책'이라는 '서울 32만호, 전국 83만호 공급'의 시기와 방법 중 그 어느 것도 특정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명운을 걸라고 한 부동산 안정 또한 '변수가 많아' 목표를 정할 수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쯤 되면 '공급 쇼크'가 아닌 '답변 쇼크'"라며 "입법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2·4 대책이란 핑크빛 전망으로 부동산 실정을 덮으려는 선거용 대책이라는 말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구나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급으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현금청산을 강행하고 '국회는 정부 정책에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답변은 국무위원으로서 자격을 의심케 하는 입법부 모욕"이라며 "2·4 대책에도 꿈쩍 않는 부동산·세금폭탄에 신음하는 국민 앞에서 장관은 지금 행정이 아닌 정치를 하고 있다. 지키지도 못할 숫자 방출,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희망고문은 이제 그만 내려놓으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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