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로 주목 받았던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모터스의 관련 주가가 30% 넘게 폭락했다. 그동안 급등했던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데다 본격적인 차량 생산이 지연될 것이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란 게 경제 매체 CNBC의 보도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루시드모터스가 합병을 선언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처칠 캐피털 스팩 IV 주가는 전날 대비 35.56% 급락한 35.21달러로 마감했다. 다만 장 마감 이후인 시간외 거래 때 다시 4% 이상 오름세로 돌아섰다.
루시드모터스는 상반기 내 처칠 스팩과 합병해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합병 후 기업 가치는 24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된다. 루시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44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애리조나주 공장 확대 등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
루시드모터스의 몸값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150억달러 정도였다. 합병 후 평가 받는 240억달러의 투자 가치는, 일반적으로 40억달러 미만인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의 가치보다 6배 이상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시드모터스는 2007년 미국과 중국의 벤처 투자 자금으로 설립된 업체다. 테슬라의 기술 담당 임원 출신인 피터 롤린스가 최고경영자(CEO)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PIF)가 10억달러 이상 투자한 최대주주다.
루시드모터스는 한 번 충전으로 517마일까지 달릴 수 있는 고급형 전기차 세단을 공개하고, 작년 하반기부터 온라인 예약을 받아왔다.
스팩은 투자자 돈을 모아 먼저 상장한 뒤 자금 모집 당시 밝힌 실제 기업을 기한 내 합병할 목적으로 만든 서류상 회사다. 처칠 스팩은 루시드모터스와의 합병이 진행 중이란 보도가 처음 나온 지난달 이후 5.7배 폭등했다.
앞서 롤린스 CEO는 지난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3단계에 걸친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36만5000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봄으로 예정했던 첫 번째 전기차의 고객 인도를 하반기로 늦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 여건 때문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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