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전국적으로 5만 가구 규모의 대형 분양장이 선다. 전국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가량 많은 물량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만 1만9000여 가구가 청약시장에 공급된다. 다음달부터는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실거주 의무가 시행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심사기준 완화로 지방 분양가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청약 신청 전 자금여력과 대출여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1지구 1블록에 들어서는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다음달 4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하 2층~지상 27층, 6개 동, 총 780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면적 84㎡ 561가구와 전용 101㎡ 219가구가 분양 대상이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2430만원 선이다. 주변 시세에 비해 5억원가량의 차익이 예상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지난 19일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이른바 ‘전·월세 금지법’ 적용을 비껴간 사실상 마지막 단지라는 점에서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서울 분양은 총가구 기준 500가구 전후 중소 단지가 주를 이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4·5블록에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을 선보인다. 지하 8층~지상 27층, 3개 동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535가구 중 436가구(전용 41~59㎡)를 일반에 공급한다.
광진구 자양동에서는 자양아파트를 가로주택정비한 ‘자양 하늘채베르’가 분양에 나선다. 올해 서울 1호 분양단지다. 다음달 2일 특별공급, 3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총 165가구 중 5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2580만원으로 인근 시세의 70% 수준이다.
경기도에서는 안산 수원 용인 화성 등에서 정비사업 물량이 활발하게 공급된다. 재개발 단지로는 수원 정자동 ‘북수원 자이렉스비아’, 용인 김량장동 ‘용인 드마크 데시앙’ 등이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정자동 530의 6 일대에 들어서는 북수원 자이렉스비아는 최고 29층, 21개 동, 총 2607가구(일반분양 1598가구) 규모다. 인근에 2026년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북수원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용인 드마크 데시앙은 처인구 김량장동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7층, 8개 동, 총 1308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1069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바로 앞에 축구장 7개 크기와 맞먹는 32만㎡ 규모의 용인중앙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쾌적하다.
지방에서 가장 분양이 활발한 지역은 경남이다. 총 7개 단지에서 633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총가구 기준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만 거제 상동동 ‘더샵 거제 디클리브’(총 1290가구), 김해 신문동 율하지역주택조합(2197가구), 창원 교방동 ‘푸르지오 더플래티넘’(1538가구) 등 세 곳이다. 광역시 중에선 부산이 가장 많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들어서는 ‘래미안 포레스티지’는 온천4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5층, 36개 동, 총 4043가구(전용 39∼147㎡) 규모다. 전용 49∼132㎡ 2331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강원 제주 등 그동안 신규 분양이 없었던 비인지 지역도 다시 청약시장에 등장했다. 강원도에서는 홍천 춘천 삼척 등에서 총 172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제주는 애월읍과 연동에서 총가구가 200가구 남짓인 나홀로아파트가 쏟아진다.
다음달 분양단지는 자금조달 여력을 철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은 분양가상한제 단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고 지방 역시 HUG가 분양가 심사기준을 현실화하면서 분양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청약에 당첨됐다가 자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하면 재당첨 제한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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