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들은 유튜브, 줌 등을 활용해 기존 입학식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지난 19일 열린 온라인 입학식에서 실제 총장과 닮은 인공지능(AI) 총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AI 총장이 축사를 마칠 때쯤 성균관대 학위복을 입은 실제 신동렬 총장이 갑자기 등장해 학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3일 열린 숙명여대 입학식에서는 사전 신청을 받아 선정된 신입생 대표 300여 명이 줌에 접속해 쌍방향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이 학교 입학식에는 증강현실(AR)로 구현된 숙명여대 캐릭터 ‘눈송이’가 등장하기도 했다.
각 대학 학생회는 비대면 상황에서 후배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숭실대 인문대 학생회는 ‘인문대학 호빵 도난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새터를 진행할 예정이다. 추리게임 형식으로 실제 학교 건물들 내부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홍익대 광고홍보학부는 ‘광홍오락실’이라는 이름으로 새터를 열고 21학번 새내기들에게 미션을 주는 식으로 학과 소개를 할 계획이다.
21학번 새내기들은 신선하지만 대면이 아니라 아쉽다는 반응이다. 동국대에 입학한 황모씨(20)는 “어렵게 공부해 들어온 대학인데 온라인으로만 동기·선배들을 만나고 있어 꿈꾸던 대학 생활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20학번 ‘헌내기’들은 새내기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준비가 안 됐던 작년에는 온라인 새터마저 없어 사실상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외국어대 20학번 이모씨(20)는 “우리도 학교에 대해 아직 잘 모른 채로 2학년이 된 ‘미개봉 중고’인데 우리를 위한 ‘헌내기 배움터’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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