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대 급락…16거래일 만에 3000선 무너진 이유

입력 2021-02-24 15:47   수정 2021-02-24 16:23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내줬다. 국채금리가 연일 상승중인 가운데 중화권에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5.11포인트(2.45%) 하락한 2994.9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092.05까지 오르면서 3100선 돌파를 시도했던 지수는 오후 들어 급격하게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3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29일(2976.21)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증시 랠리로 주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국 채권 금리가 연일 상승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39% 부근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했다.

여기에 중화권에서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 증시에 번졌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폴 챈 홍콩 재무장관은 재정 지출을 3000억홍콩달러에서 2576억홍콩달러로 조정한다고 했다. 지급준비금 또한 지난해 약 1조홍콩달러에서 오는 3월 말 9027억홍콩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정부의 세수를 늘리기 위해 주식 거래세도 기존 0.1%에서 0.13%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1075.17(3.51%) 떨어진 29,557.47을 기록 중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같은 기간 89.30포인트(2.46%) 내린 2547.06에 거래되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재무 장관이 재정 적자 규모 축소와 주식 거래세 인상을 밝히면서 중화권 증시가 하락했다"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유동성을 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 지출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경기 상승 동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국내 증시에 반영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국내 증시 역시 3000선을 이탈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기업 실적, 환율 등 기초체력(펀더멘털)을 감안하면 금세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개인은 5537억원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318억원, 1271억원 팔아치웠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291억원 순매수했지만 비차익거래가 4210억원 순매도하면서 총 3919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500원(1.81%) 내린 1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4만3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디램(DRAM) 고정거래가격이 1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사업부에서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높아 디램 업황에 더 기민하게 반응한다.

SK바이오팜도 급락했다. SK바이오팜은 전날보다 2만5500원(17.29%) 떨어진 12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종가 기준 최저가다. 대주주가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SK는 이날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SK바이오팜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지분은 860만주(약 1조1163억원)다. 처분 후 SK의 SK바이오팜 지분율은 64.02%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자금 확보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는 게 SK측 설명이다.

코스닥지수도 급락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30.29포인트(3.23%) 떨어진 906.31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 약세)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원 오른 1112.2원에 장을 마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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