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의 컨세션GC(파72)에서 WGC 워크데이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고도 쿼드러플 보기 1개와 트리플 보기 1개, 더블 보기 2개, 보기 4개를 범해 11오버파 83타를 적어냈다. 83타는 울프가 미국남자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뒤 기록한 최다 타수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9위인 울프는 세계랭킹 50위권 선수를 위주로 출전 명단을 꾸리는 WGC 대회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상위권에 들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그는 16번홀(파4)까지 무려 10타를 잃고 무너졌다. 샷이 페어웨이를 피해 해저드나 러프로만 향했다. 15번홀(파4)에선 보기 드문 ‘더블 파’를 쳤다.
후반에는 ‘머피의 법칙’이 집요하게 그를 괴롭혔다. 후반 6번홀(파3) 그린 위에선 연습 스윙 때 공을 건드리는 실수를 했다.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 때 공을 앞에 두고 빈 스윙을 했는데 공이 퍼터 헤드 끝에 맞고 엉뚱한 곳으로 굴러갔다. 다행히 2019년 개정된 골프 규칙 13조 1항 ‘플레이어가 퍼팅그린에 있는 볼을 우연히 움직이게 한 경우에는 페널티가 없다’는 규칙에 따라 울프는 벌타를 피했다. 공을 원위치에 놓은 뒤 다시 버디를 노렸으나 결과는 3퍼트 후 보기였다.
최하위로 밀려난 울프는 라운드 뒤 곧바로 대회 주최 측에 기권 의사를 전달했다. 이 대회는 커트 탈락이 없어 최하위를 기록해도 3만2000달러(약 3600만원)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울프는 더 이상 경기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날 울프의 플레이를 ‘지옥의 라운드’라고 표현했다.
임성재(23)는 4언더파를 쳐 공동 7위로 출발했다. 6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선두로 나선 웨브 심프슨(36·미국), 매슈 피츠패트릭(27·잉글랜드)에게 2타 뒤져 있다. 재미동포 김찬(31)은 1언더파 공동 25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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