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여민수·조수용…한솥밥 먹던 NHN 동료에서 적으로

입력 2021-03-01 17:50   수정 2021-03-02 01:30

네이버와 카카오는 ‘뿌리’가 비슷하다. 한때긴 하지만, 각 사업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수장 상당수가 네이버 전신인 NHN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전략 시장과 경영 철학이 닮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재 전략은 결이 다르다. 네이버의 리더들은 대부분 내부 승진자다. 카카오의 경영진은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인연이 깊다. ‘실력’과 ‘의리’로 양 측의 분위기를 구별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그래서다.

네이버 리더들은 대부분 10년 이상 네이버에서 근무했다. “핵심 사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회사도 잘 이끌 수 있다”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의중이 반영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07년 검색품질센터 이사로 NHN에 합류했다. 컴퓨터 전문지 기자 출신으로 엠파스에서 10년 동안 네이버와 검색 서비스로 경쟁하기도 했다. 네이버로 이직하고 네이버 검색 서비스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2017년 대표 자리에 올라 4년째 네이버를 이끌고 있다.

온라인 상거래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사내 독립 기업) 대표는 네이버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야후코리아, SK 등을 거쳐 2005년 NHN으로 이직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004년 NHN에 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 자회사로 독립한 네이버웹툰의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을 총괄하는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2009년 NHN 인프라서비스본부 이사로 합류했다.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맡고 있는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현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네이버 초기 멤버 중 한 명이다. 1999년 NHN에 입사해 서비스본부장, 서비스관리센터장, 서비스정책센터장, 비즈니스 총괄 등을 맡았다.

카카오 수장 상당수도 NHN에서 현 네이버 경영진과 함께 근무했다. 김 의장과 NHN 근무 기간이 대다수 겹친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NHN에서 eBiz본부장 등을 지냈다. 2000년 NHN에서 나와 이베이코리아, LG전자 등에서 근무했다. 카카오에는 2016년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조수용 공동대표도 NHN에서 인터넷 사업의 경험을 쌓았다. NHN의 디자인 업무를 총괄했다. 2016년에 카카오로 이직해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카카오 게임 사업을 맡고 있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김 의장과 NHN 창업 멤버다. NHN의 게임 서비스인 한게임을 게임 포털 1위로 키웠다. CJ E&M 게임 사업부문(현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의 대표도 역임했다. 카카오에는 2016년에 합류했다. 카카오의 상거래 사업을 이끌고 있는 홍은택 카카오커머스 대표도 NHN 출신이다. 2012년 카카오로 이직해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 수석부사장 등을 지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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