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시장 'PLCC동맹 대결' 불붙었다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가 손잡고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를 오는 5월 내놓기로 했다. 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카드보다 제휴사인 카카오페이 이름을 앞세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형태다. 가입자가 카카오의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결제할 때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PLCC 동맹’을 맺은 네이버와 현대카드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카드와 카카오페이는 결제 혜택을 카카오페이포인트로 주고,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결제할 때 더 큰 보상을 주는 PLCC를 5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2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난해부터 PLCC 출시를 준비해왔다. 혜택과 카드 플레이트 디자인, 마케팅 방안 등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의 결제 서비스와 카카오 선물하기·택시·멜론·웹툰 등 서비스를 이용할 때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카드 포인트 대신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카카오페이포인트를 리워드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포인트는 증권 투자를 할 수 있는 일종의 현금인 카카오페이머니와는 또 다른 포인트로 1포인트를 1원처럼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네이버, 토스 등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꼽힌다. 편의점과 카페, 식당, 영화관, 백화점 등 국내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매장과 온라인 쇼핑, 배달, 스트리밍 서비스, 앱 마켓, 해외 직구 사이트 등의 온·오프라인 가맹점 약 60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 새 신용카드를 통해 카카오페이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카카오 생태계의 우량 고객에게도 혜택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카드가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첫 PLCC를 선보인다는 점도 주목된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자사 브랜드명을 달고 출시하는 일반 제휴카드만 출시해왔다. PLCC는 보통의 제휴카드와는 달리 카드사와 제휴사가 판매와 마케팅 등 비용에 대한 책임을 함께 지는 형태다.

삼성카드가 PLCC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드 업계에도 PLCC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스타벅스, 네이버, 배달의민족, 쏘카 등과 PLCC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조만간 ‘네이버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PLCC보단 자체 브랜드를 키우는 게 우선이었던 국내 카드사들의 태도가 변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휴카드를 통해 한판 맞붙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