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산하 블록체인 개발사 그라운드X에서 국내 최대 규모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서상민 플랫폼 그룹장(사진)은 지난 10일 한경닷컴과 만나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라운드X의 핵심 블록체인 서비스인 클레이튼은 메인넷(정식 서비스) 개시 1년여 만에 31개 글로벌 대기업들이 거버넌스 카운슬(Governance Council) 회원으로 참여하고 국내와 해외에서 총 76개의 파트너사를 모으며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론칭한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서비스 클립도 38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로 떠올랐다.
서 그룹장은 그동안 그라운드 X가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마친 만큼 올해는 디지털 자산 서비스에 집중해 다양한 기능들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을 강화해 인프라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인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이슈가 올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카카오의 블록체인 사업을 전담하는 그라운드X는 과연 어떠한 사업계획을 구상하고 있을까. 서상민 그룹장과 오스틴 브라운 그라운드X 데브옵스 팀장, 김일호 AWS 코리아 리드 솔루션즈 아키텍트 삼인에게 물었다.
-가상자산 산업 이슈가 뜨겁다. 그라운드X도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로서 이 같은 이슈로 영향을 받은게 있나.
서상민 그라운드X 플랫폼 그룹장(이하 서) "관심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건 아니지만 같은 테마 안에 엮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기업들과 관련 협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클레이튼' '카스' '클립' 세 인프라 구축이 끝났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어떤 비즈니스를 전개할 계획인가
서 "작년에는 인프라를 다지는데 집중을 했다면 올해는 실질적인 디지털 자산 이용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거래나 프라이버시, 자산 발행 관련 기능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접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 '클립'에 관심이 많은데, 클립은 어떻게 개편되나
서 "디지털자산의 거래, 관리적 측면에서 기능 강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지원하는 자산의 종류를 늘리는 것도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들을 위한 솔루션도 준비중인 게 있는가
서 "현재는 클립 지갑 내 디지털자산 생성 서비스인 '클립 파트너스'와 클립간 서비스 연동을 지원하는 '앱투앱API' 등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대체 불가능 토큰(NFT) 형태의 아이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생성해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해볼 수 있다. 기업용 솔루션 역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자체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가 태동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서 "디파이 같은 경우 다른 타 블록체인에서도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디파이 서비스는 '탈중앙화' 된 금융 서비스인 만큼 그라운드X가 아닌 생태계에서 주도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클레이튼 생태계 파트너들이 디파이 등 혁신적인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주로 플랫폼 단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외에 그라운드X가 주목하고 있는 업계 내 이슈는
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를 주목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올해 CBDC 파일럿(시범 서비스) 구축을 하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 회사로서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CBDC를 구현해보거나 일반 이용자들에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지 고민해보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 CBDC라는게 많이 논의되는 단계다보니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걸 꼽자면
서 "클레이나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순수 디지털 형태의 가상 자산도 있지만 실물 자산도 빼놓을 수 없다. '실물 자산을 어떻게 디지털화 할까'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실물 자산을 활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 같은 경우는 규제와 많이 연결돼있어서 주식 자체를 바로 블록체인에 올린다거나 이런건 당장 어렵겠지만, 현재는 엔젤리그 등 비상장 투자 조합원 정보를 블록체인을 적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AWS와의 협력도 대거 강화한다고 들었다
서 "개발 생산성이나 인프라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AWS환경에서 개발을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시스템 최적화, 성능 최적화, 비용 최적화 등 여러부분에서 AWS와 협력해 인프라적인 측면도 함께 강화를 해 나갈 방침이다"
-특별히 AWS와 협력하는 이유가 있나
오스틴 브라운 그라운드X 데브옵스 팀장 "개발, 관리 측면에서 안정성과 효용성이 높다. 블록체인 특성상 대규모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각자 환경이 다른 수많은 노드서버들을 동원하게 된다. 이를 안정적으로 개발하고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게 AWS다. 예컨대 100대의 각기 다른 노드 서버를 필요한 성능에 맞춰서 돌려보고 충분한 성능이 나오는지, 이슈는 없는지 등을 시험해보려 할 때 이를 실제 물리 장비로 구현하게 되면 상상을 초월한 리소스가 들어간다. AWS를 활용하면 이런 작업을 할 때 장비구매, 실제 설치,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많은 부분들을 자동화 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기능을 지원해준다. 이에 다양한 개발환경에서 QA(품질 보증)작업을 수행해볼 수 있다."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인가
김일호 AWS 코리아 리드 솔루션즈 아키텍트 "아무래도 블록체인이 어려운 기술이다보니 안정성, 가용성, 성능, 비용 등 온갖 부분에서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AWS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아마존의 문화이자 미션에 맞춰 그라운드X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라운드X가 개발환경 구축에 들어가는 인프라를 최소화하고 제품 개발과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력해나가겠다."
-앞으로 블록체인 업계의 전망은 어떨까. 이 같은 전망에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
서 "비트코인이 사람들의 관심을 만들어 내면서 업계에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 산업에 강력한 니즈가 생기고 있고, 기존 블록체인이나 가상자산 관련한 부정적인 이슈들이 상당 부분 해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산업은 이 흐름에 맞춰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올해는 더욱 사업을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클레이튼 인프라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확장에 최선을 다 하겠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