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랑또랑한 눈매의 어린 소녀.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이내 옅은 미소를 짓는다.
18세의 나이로 일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목 놓아 외치다 순국한 유관순 열사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유관순 열사뿐 아니라 도시락 폭탄 의거를 앞둔 윤봉길 의사와 의연한 모습의 안중근 의사 얼굴까지. 모두 생생한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해당 영상들은 모두 독일 온라인 가계도 플랫폼인 마이헤리티지(MyHeritage)의 '딥페이크 기술(Deep Nostalgia)'이 적용된 결과다.
최근 마이헤리티지는 이스라엘 인공지능(AI)업체 디아이디(D-ID)의 AI 기술을 적용해 사진 속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바꿔주는 '딥 노스텔지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 사진의 화질을 개선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품질 영상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마이헤리티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후 사진을 올리면 된다. 개인이 업로드한 사진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으며, 업로드된 사진은 자동 삭제된다. 또 가입 후 최초 5장의 사진만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유료 회원 가입을 통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해외 유명 인물로는 라듐을 발견한 마리 퀴리 부인, '종의 기원' 찰스 다윈, 미국 천재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이 등장해 시선을 끈다.
그간 딥 페이크는 각종 악용 사례가 발생하면서 골칫덩이로 여겨졌다. 영상에 얼굴을 합성하는 등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는 '딥 페이크 사용의 좋은 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비스를 만든 마이헤리티지는 "이 결과물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이 기술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마이헤리티지는 악용을 우려해 현재 살아있는 사람의 사진은 올리지 못하도록 경고하고 있다. 또 조작 등을 우려해 영상에 목소리를 넣지 못하게 막았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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